고령군 우곡면 사전리'오소리 아저씨'한석록씨
고령 한석록(61·우곡면 사전리)씨의 오소리 키우는 이야기는 들을수록 재미 있다. 그는 1980년에 우연히 시장 바닥에서 보고는 인연을 맺어 21년째 '오소리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
지금 돌보는 것은 280여 마리이고, 올해만도 80마리를 분양했다. 야성 강한 1~3세대 오소리는 50만~70만원 정도 하지만, 순화된 5세대 이후 것은 한쌍에 100만~2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소리 키워 7남매를 모두 대학 보냈다고 자랑했다.
오소리의 특징은 무엇보다 야생동물이라는 점. 대가 많이 내려 가야 성질이 순화되고 사람과의 친화력도 생긴다고 했다. 3대쯤 내려가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게 되며, 5대쯤으로 더 내려가면 붙잡거나 껴안아도 전혀 경계를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사람에게 다가 올 정도의 '가축'으로 변한다는 것. 이때는 사육장을 벗어 나더라도 되돌아 온다고 했다. 야행성도 주행성으로 바뀐다고 한씨는 말했다.
두번째 특징은 '작은 곰'이라 통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쓸모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 쓸개가 웅담 비슷한 약효를 갖고, 지방은 화상에 특효약이며, 육질은 어떤 가축보다도 더 맛있을 뿐 아니라 위장병에 좋다고 한씨는 말했다. 곰 비슷하게, 11월 말쯤 동면에 들어 가 이듬해 3월 중순쯤 체중이 3분의 1은 줄어 깬다고도 했다. 3살이 되면 출산이 가능하고, 한번에 평균 3~4마리를 낳는다고.
그러나 한씨가 오소리를 키우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사실이 연구돼 있는 게 없어, 스스로 터득하고 발견해 내야 했다고 한씨는 말했다. 그러다보니 1999년엔 조수연구가 이희준씨와 함께 '오소리의 비밀'이라는 책도 발간, 국내 처음으로 오소리의 습성·사육 등에 대해 상세히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충청도 등에서 강의 요청이 잇따라 수십 차례 특강을 할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는 것.
오소리 농사는 그러나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때는 산림청이 사육을 권장했으면서도 작년부터 야생동물 사육·식용화를 제한했다는 것. 이에 전국 오소리 농가가 반발해 지난달 13일 농림부 공청회가 열려 이제는 정식으로 오소리를 '가축'으로 인정할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한씨는 말했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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