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한류성 어종으로 겨울이 제철인 대구가 폭염 속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다른 어종 흉어로 힘들던 어민들이 반길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왜 이런 현상이빚어지는지, 과연 잡는 것이 좋은 지 등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얼마나 잡히나=후포.죽변항 등 울진에서의 요즘 하루 위판량이 2t을 넘는다. 지난 7월 한달간 어획량은 6월의 44t보다 1.5배로 증가한 65t. 1999년 같은 기간 5.5t, 작년 29.6t보다 엄청나게 는 것이고, 위판가는 2억8천여만원에 달했다.
다만 제철이 아니어서 씨알이 잘고 살이 무딘 탓에 값은 겨울의 절반 수준인 상자(3마리) 당 1만8천~2만원선.그러나 심각한 흉어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던 어민들은 대구 덕분에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 최정만(46.후포)씨는 "대구가 효자"라며, "대구는 봄부터 계속어획량이 늘고 있어 겨울 제철이 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후포수협 한 관계자는 "제철 아닌 어종이 간혹 잡히기는 하지만 한여름에 이같이 많은대구가 쏟아지긴 처음"이라면서 "냉수대가 겨울까지 이어진다면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잡아서는 안된다?=여름에 대구가 많이 나는 것은 기상이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땅 위에는 폭염이지만 최근 동해안에는 냉수대가 형성돼 찬물을좋아하는 고기가 찾아 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 하지만 일부 수산 전문가들은 또다른 우려를 하고 있다. 지금 잡히는 대구는 다 큰 어른 대구가 아니라 성장 회유 중인 새끼라는 것. 이를 마구 잡아버리면정작 겨울 제철에는 대구가 없어 못잡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지금은 값도 절반밖에 안되니 전체로 따지면 결국 어민들이 손해라는 것.
수산진흥원 연근해과 관계자는 "지금 잡히는 대구는 일찍 남하했거나 북상하다 냉수대를 따라 머문 성장 회유 중인 치어"라며, "수산업계의 어획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어 남획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는=동해안 산 대구는 겨울철에 냉수대를 따라 남해안의 진해만까지 내려 갔다가 봄이 되면 다시 북쪽 해역 또는 깊은 바다로 이동해 산란회유하는 고급 어종. 깊이 50~450m, 수온 5~12℃의 물에서 떼 지어 살되, 낮에는 바닥으로 몸을 숨기고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어류이다. 명태와 반대로 윗턱이아랫턱보다 더 돌출돼 있다.
16세기 탐험가 존 캐봇은 배의 항해 속도가 떨어졌다고 표현할 정도로 한때 대서양에도 많았으나 이제는 남획.오염 등으로 급격히 줄어 세계 각국이 어획량을 정해 잡고 있는 실정.
보통 몸길이 65㎝ 이상의 성어가 되면 약 200만개의 알을 낳고, 동해산 경우 부화 후 만 일년 되면 20~30㎝, 6년 되면 90㎝ 내외까지 자란다. 최대 몸길이는 100㎝. 서해 산은 최대가 41.5㎝ 정도에 그친다.
◇다른 어종은?=방어 외의 다른 어종 어획은 아직도 극히 부진하다. 울진지역의 지난 6월 위판량은 오징어가 505t(10억9천만원)으로 작년(758t 14억원)보다33.4%나 감소했다. 꽁치는 241t(5억7천600만원)으로 작년(803t 8억3천800만원)보다 무려 70%, 쥐치(1.5t)는 무려 76.2%나 줄었다.
방어만은 69t이나 잡혀 작년(6.1t)의 10배에 달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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