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들 베트남에서 잇딴 물의

최근 베트남에서 일어난 한국인과 관련된 2개의 큰 사건은 모두 베트남에 대한 이해부족과 공연한 우월감에서비롯된 것으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교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밤 하노이에서 한국 가수들이 택시를 몰고 도망다니며 연쇄충돌사고를 빚은 사건이나 연초 호치민시에서 일어난 핸드백 제조업체 레이디본의 한국인 간부가 종업원을 구타한 사건은 "어떠한 경우에도 베트남인들에게 물리적 행동이나 비하하는 언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준 것으로 베트남인들의 습성을 조금만 이해했더라면 없을 수도 있었던 '사소한'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이 사소한 사건들은 모두 외국인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집단행동을 이해하지 못한채 느슨하게 대응하다 조기진화에 실패해 현지신문은 물론 외신에까지 보도됨으로써 한국기업인들이 그동안 애써 일궈놓은 좋은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무산시키고 말았다.

특히 레이디스본 사건은 지금까지도 해결이 완료되지 않은채 계속 신문에 오르내리고 있어 이번 가수들의 사건도 초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할 경우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모두 술을 먹은 한국인들이 밤에 별다른 악의 없이 현지인들에게 가볍게 물리적 행동을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한국에서라면 별 문제없이 넘어갈수도 있는 일들이었다.

한국가수들의 경우는 술을 먹은 김종호씨가 일행이 탄 앞차와는 다른 길로 가는 택시운전사에게 같은 길로 가자며 뒷좌석에서 어깨를 몇번 친 것(김씨 본인 주장.운전사는 머리를 때렸다고 주장)이 사건의 발단이었고 레이디스본 사건은 술을 먹고 공장을 순찰하던 엄윤상부사장이 공장 문단속을 제대로 않은 경비원에게 가볍게 머리를 치며 근무태도를 나무란 것이 시초였다.

이들은 모두 베트남에서는 어떠한 물리적 행동도 해서는 안되며 특히 절대로 머리를 때려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몰랐던데서 비롯됐다.

또 두 사건은 모두 한국인들이 물리적 행동과 함께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말로 심하게 나무란 것도 문제가 됐다.

베트남인들은 이를 모두 자신들을 무시하고 협박하는 말로 받아들이고 인근 동료들과 노동조합 등에 협조를 요청해 개인들간에 해결할 수 있었던 크지않은 사건을 순식간에 크게 만들고 말았다.

한국에서처럼 경비원이나 택시기사는 고자세로 윽박지를 수 있다는 생각과 베트남인에 대한 약간의 우월감도 화를 자초한 원인중의 하나였다.

현지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국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킨 교민들은 이번 두 사건의 보도로 사건의 진실이야 어쨌든간에 그동안 쌓은 한국의 이미지가 무너졌다고 아쉬워하며 베트남을 찾는 여행객과 사업가들이 베트남에 오기 전에 먼저 베트남과 베트남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쌓기 바라고 있다.

특히 교민들은 "한국에서 온 출장자나 여행객들이 으레 대우호텔 주변 등에 널려있는 매춘가라오케 등을 전전하며 돈자랑을 하는 행위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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