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총리 신사참배 위헌

한일 민간단체들이 공동으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일본 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한다.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는 1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신사참배 강행과 관련, 한일 시민단체 공동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 김은식 사무국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직후 일본의 재한군인군속 재판지원회, 강제연행 전국네트워크 등과 가진 긴급통화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한일 공동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위헌소송의 근거는 일본 총리가 '국가 신도(神道)'의 종교시설 법인인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 특정종교를 특별히 높임으로써 일본 평화헌법에 명시된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제사를 지내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가 직접 참배함으로써 한국 정신대 할머니와 징용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가한 점을 위헌소송에서 신사참배의 직접적 피해 당사자의 사례로 제시한다는 방침이다그는 "이번 위헌소송은 지난달 말 일본 시민단체들과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 이후 대응방침'에 대한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한일 공동원고단을 구성, 일본 우익들의 압력에 대처하고 국제적 외교문제로도 집중 부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협의회는 이를 위해 15일 탑골공원 앞에서 열리는 신사참배 한일 공동 규탄집회에서 일본 시민단체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 규슈지방의 종교인과 비종교인 43명이 지난 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참배와 관련, '종교의 자유 등을 침해받아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위자료 청구와 함께 위헌소송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후쿠오카 고등재판소는 지난 92년 이들의 손해배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채 다만 총리의 공식 참배에 대해 '위헌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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