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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 총리의 전범참배 배짱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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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당초 공언했던 패전기념일(15일)을 피해 13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은 날짜 여하에 관계없이 한·중 등 주변국들의 분노와 우려를 살만한 일이다. 그가 패전기념일을 피하는 편법을 쓰긴 했으나 국내외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당시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최근 일본 내의 내셔널리즘의 고조 등 우경화 분위기와 맞물려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이는 '대동아 전쟁'을 '성전'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한국정부는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거듭된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근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신사에 참배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한국·중국 등 아시아인은 2천만명에 이르는데 그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의 위패에 굳이 일본의 총리가 참배를 한다는 것은 일본이 과거의 죄상에 대해 마음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 않아도 왜곡교과서 문제 등 아시아를 무시하는 외교정책으로 동북아에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마당에 안하무인격으로 신사참배까지 주변국을 고려않고 강행한 것은 군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기에 족하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의 선거공약인 8월15일 참배 약속과 한국과 중국의 반발 사이에서 고도의 전술을 구사해 안팎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했다. 그는 참배와 함께 담화문을 발표하고 한국과 중국 등 이웃나라와 우호관계를 다지고 싶다고 했으나 이는 사후약방문식 배려다.

우리는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하고 일관성있는 대응책을 펴는 등 대일 외교정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무엇보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의 당장의 정치적 득실 이전에 이번 행위가 일본의 앞날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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