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별세하면 묘를 어디에 어떻게 쓸까요'하고 제자들이 물었을 때 장자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이 우주가 나의 무덤이요 해와 달 그리고 무수한별들이 부장품인데 무엇하러 부질없이 나의 묘 쓸 걱정을 하느냐.
자상호라는 사람이 죽었을 때 공자가 제자 자공으로 하여금 문상케 하였는데 가보니 상호의 친구들이 시신 주위에 둘러앉아 거문고를 치면서 '상호야 상호야 너는 종신형 감옥살이를 다 살고 지구촌의 형무소를 출소하였구나. 우리는 그대를 마중하러 왔다네'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자공이 다가가서사람이 죽었는데 노래하는 것이 예의냐고 묻자 그들은 '지구촌 밖으로는 한 발자욱도 나와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하늘나라의 예의를 알겠느냐'하면서가가대소하였다.
자공이 돌아와서 공자에게 아뢰자 공자가 말하기를 그들은 천상에 사는 사람들이요 우리는 지상에 사는 사람이니 천상과 지상의 풍속이 다를 것이다.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잘못이었다. 그들은 육체를 하늘나라 사람 즉 진신에 돋아난 종기로 본다. 한 100년 앓던 종기가 툭 터져서 고통이 사라지고 심신의 건강이 회복되었으니 그 얼마나 시원할 것인가 하였다.
혜충국사가 병석에 누워 있을 때 대종황제가 문병가서 만약에 스님이 열반하면 어떻게 할까요 물었더니 만두만한 토묘를 써 달라고 하였다. 지금도그 토묘는 대공산(大空山) 기슭에 있고 상담강(湘潭江)가 무영수(無影樹) 아래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담소하며 강물위에는 지구촌과 하늘나라 본토간에 연락선이 오간다.
혜충국사나 장자의 죽음과는 달리 독자들이여 그대들과 나는 삶을 택할 수 있다. 일월성신(日月星辰)은 시신의 부장품이 아니라 무한대의 수없는대우주 대자연인 그대의 진신의 살아 있는 세포기관인 것이다. 에너지 합성기관인 엽록체와 그 분해기관인 미토콘드리아 그리고 유전자를 포함한 기타 세포기관을 다스리는 중심체 핵이 된다.
식물병리학자.전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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