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민주당 안동선 최고위원 발언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공조불만 토로 발언으로 안팎에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언론사주 구속에 이은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던 여권의 구상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가족을 겨냥해 '친일파'라고 비난한 안 위원의 발언으로 영수회담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이 대통령이 사과를 않고 안 위원을 사퇴시키지 않을 경우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자 김대중 대통령이 급해졌다. 김 대통령은 17일 김중권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 위원을 질책토록 했다. 또 남궁진 정무수석은 한나라당 김무성 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화해를 시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별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당대로 사과와 유감을 잇따라 발표했다. 17일 당4역과 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가 끝난후 전용학 대변인이 공식적인 유감의 뜻을 밝혔으며 1시간후에는 김 대표 명의로 또다시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급하고 당황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 명예총재도 이날 "공조가 제대로 안돼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전날 이완구 자민련 총무가 한나라당과의 선택적 협력을 밝혔을 때만 해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자민련의 '몸값 올리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민주당이 당장 급해졌다.
DJP공조의 한축인 JP가 이례적으로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박상규 총장은 이날 오전 급히 청구동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JP와 통화를 시도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박 총장의 통화시도는 성사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 내용에 대한 사전설명을 않았거나,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하면서 JP에게 사전양해를 구하지 않았던 점이 JP를 섭섭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권은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안 위원의 돌출발언과 김 명예총재의 불만 표시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는 묘책이 당장 떠오르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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