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처럼 쏟아지는 정부 정책자금 지원사업에 대구.경북 업체들이 소외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중점 지원하는 알맹이 있는 자금은 알고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서울.경기 업체, 심지어 대전 업체들까지 자금을 따려는 마인드와 각종 정보에서 앞서면서 자금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소기업청이 최대 역점사업의 하나로 추진중인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육성자금'의 올해 상반기 지원업체 340개 중 대구경북 업체는 6%가 조금 넘는 21개에 불과하다.
2005년까지 전국 8천개 업체 육성이란 목표 아래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한 100% 신용대출, 저금리, 원스톱 대출절차 등 눈에 띄는 지원조건이 대거 새로 도입됐지만 지역 업체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올해부터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한다니까 지레 포기하는 업체가 많았어요. 하다가 잘 안되자 중도에 포기한 업체도 있답니다" 대구경북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마감 전에는 아무도 귀담지듣지 않다가 소문이 퍼지면서 이제야 하루 열통 이상씩 때늦은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 지원업체로는 서울.경기 업체들이 250개로 73%를 차지했고 대전.충남 업체도 대구.경북보다 배 가까이 많은 38개나 됐다.
'부품.소재공동기술개발자금'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올해 상반기 전국 114개 지원업체 중 대구경북 업체는 불과 5개, 4%에 지나지 않았다. 무담보, 무이자에 지원금의 30%만 상환하면 되는 호조건이지만 자동차부품업을 비롯한 기계.금속공업이 주력이라는 지역의 기업들은 무관심했다.
역시 무이자에 30%만 상환하면 되는 '기술이전개발자금'의 경우 전국 55개 업체가 지원 받았으나 지역 업체는 4개에 지나지 않았다.
대구경북중기청에 따르면 20일 현재 9개 주요 사업에 1만2천559개 업체가 지원 받고 있으나 이중 지역 업체는 13%인 1천643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구조개선자금, 경영안정자금 같이 오래 되고 잘 알려진 자금에 대해선 지원 받는 비율이 17%까지 되지만 요즘 나와 조건이 더 좋아진 이노비즈자금, 소재개발자금 등은 5% 안팎에 불과하다.
대구경북중기청 관계자는 "설마 그만큼 지원해주겠느냐는 불신에, 정책자금 쓸 정도가 못 된다는 자괴감에, 신청절차를 감당치 못해서, 아예 그런 자금이 있는지조차 몰라서 지역 업체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특히 잘 알려진 몇몇 자금에만 너도나도 하며 몰려 과당경쟁을 벌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알맹이 있는 자금을 놓치지 않으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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