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위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가 우려대로 한국 경제의 커다란 암초로 등장했다.
99년 정부의 '빅딜'(재벌간 대규모 사업교환) 정책으로 탄생한 하이닉스는 과도한 부채(11조500억원)와 최악의 반도체 불황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특히 '정부의 빅딜정책 실패',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한국 대외신인도 추락'과 같은 복잡한 문제가 난마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잘못 처리할 경우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이닉스는 28일 보도문을 통해 "앞으로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며 『부채(만기상환 회사채)를 갚기 위한 회사채 신규 발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채권은행이 신규 자금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이닉스가 사실상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
디폴트는 부도(bankrupt)는 아니지만 기업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원리금을 못 갚는 상태를 말한다.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중 무려 2조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 27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4000억원어치)를 갚지 못했다.
하이닉스 사태가 급박해지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8일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일단 은행권은 출자전환과 대출금 만기연장을 통해 3조5200억원, 투신운용사들은 회사채 만기연장을 통해 1조198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채권은행단은 오는 31일 관련 은행장 회의를 갖고 하이닉스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나,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에 "하이닉스 자금 지원은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 국내 채권단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는 하이닉스의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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