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원 임종 급증, 의료비 상승 초래

핵가족화에 따른 간병인 부재, 장례절차에 부적절한 아파트 생활 증가, 대형 병원의 장례식장 고급화 등으로 병원에서 임종(臨終)을 맞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의료계는 이로 인해 중환자실 장기 입원 등에 따른 의료자원 남용, 유족의 의료비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 환자가 가정에서도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호스피스 및 가정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병원 사망은 경북대병원의 경우 1990년 271명에서 1995년 385명, 지난해 526명으로 10년사이 2배 가까이 늘었으며, 계명대 동산병원은 90년 450명에서 지난해 761명으로 69%, 영남대병원은 같은 시기 191명에서 602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 사망환자의 80%이상이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 등으로 치료를 받다 숨진 장기 입원 환자들"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서울대의대 윤현국 교수팀은 1998년 통계청 사망신고 자료 24만2천363건을 분석한 결과 90년 집에서 임종한 경우가 76.6%였지만 98년에는 60.5%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윤교수팀은 이 발표에서 병원 임종은 90년 13.8%에서 98년 28.5%로 증가, 객사(客死)를 꺼리고 집에서 임종해야 한다는 유교적 전통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사망자의 주거 지역은 광역시가 37.3%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 도시 28%, 군 지역 15%였다.

사망 원인은 심혈관계 질환이 43%로 가장 많았으며 암은 39%였다.

의료계는 이같은 병원 사망의 증가로 대학병원 병실난 가중, 심폐소생술 시행 등에 따른 의료의 남용과 의료비 상승 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명대 의대 전재규 교수(마취과)는 "중환자실에서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인간의 희망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며 "호스피스 병동 확충과 말기환자들 위한 요양소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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