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나 유럽과는 다른 독특하고 세련된 문화가 중국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특히 잘 생기고 격렬하게 춤을 추는 한국의 스타는 동경의 대상이다".
사흘 전 필자의 대학에 모델워킹을 강의하러 온 중국 패션모델 척미림(戚美林)은 '한류(韓流)'열풍을 이렇게 진단했다. 서양 종은 안을 쳐서 밖을 알리고 동양 종은 밖을 쳐서 안을 울린다던가. 한국·베트남·중국은 여러 면에서 통하는 것이 많다. 우선 외모가 비슷하고, 혼례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부모를 공경하고, 전통을 중시한다. 또한 어순은 다르지만 유사한 단어가 많다. 한국어의 '남' '여'는 중국어로는'NAN''NU' 베트남어로는 'NAM' 'NHO'이다. 특히중국어는 처음 시작하는 자음의 70%이상이 우리말과 비슷하다. '감사합니다'가 '간시에'로 발음된다.
핸드폰(手機)이 중국에서 큰형님(大哥)이라는 뜻에 대(大)를 합하여 '따거따(大哥大)'로 불리는 것은 신분의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 청소년들의 최고의 유행은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고 할 만큼 휴대폰은 대중화되고 있다. 특히 안재욱이 드라마에서 사용한 휴대폰이 인기절정이라고 한다.
일본기업은 여고생을 '히트 상품 감별사'로 활용하여 '가라오케 기기'에서부터 '생과자'까지 히트시켰다. 미국의 10대를 위한 드라마 '도슨스 크리크'의 광고료는 그보다 시청률이 3배가 높은 '천사의 손길'보다 더 비싸다. 지금 '한류'에 열광하는 이들은 중국과 아시아의 젊은이. 이들은 구매력도 있지만 유행의 흐름을 선도하고 사회전체로 확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자장면'은 한국에서는 중국음식을 대표하지만 정작 중국인은 자장면이 무엇인지 모른다.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는 등장인물을 무국적화 시켰지만 일본의 이미지에 익숙하도록 하고 있다. '한류'열기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문화적 의미와 함께 경제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스타시스템에의존하거나 정부가 앞장선다고 될 일은 아니다. 과거 한국에서 왕유.이소룡.주윤발.성룡의 홍콩영화가 붐으로만 끝난 까닭은 스타의 오락성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국 등에 대중문화전시관을 세우고 서울에 이벤트 홀을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우선 문화생산자에 의해 전 세계인이 보편적으로느낄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져야한다. 그리고 그 민족이나 문화에 맞게 각색되어야 한다. 다음이 정부가 나설 일이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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