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사과하면 '대구사과'가 전국적인 명성을 떨쳐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래종 사과인 능금을 재배해 왔으나 현재 재배하고 있는 개량종 사과는 1884년부터 외국선교사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경북지역 개량종 사과재배는 1892년 영국인 선교사 후레차씨가 '스미스사이다' '레드베를린' 등 3가지 묘목을 가져와 대구시 남산동 자택에 심은 것을 효시로 친다. 이후 대구인근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기후와 토양조건이 좋아 맛이 좋고 당도가 높아 인기가 높았다. 일제시대 때는 대구역 부근인 일본인의 야채경매장(현 대구 칠성시장)에서 거래됐는데 서울 상인 등 외지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사과시장'으로 유명해지게 됐다. 당시 경산.하양.동촌 등 대구 근교에서 생산된 사과는 말달구지와 지게에 실려 이곳에 도착, 불티나게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대구사과'는 그러나 70년대 이후 경산.달성 등 주 생산지가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 칠곡.군위.의성쪽으로 올라갔다. 80년대 이후엔 안동.청송.영풍지역이 새로운 주산지가 되고, 90년대 이후엔 문경.예천.봉화지역까지 가세하고 있다. 최근엔 옥산 등 충청도지역도 새로운 주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구사과'가 쇠퇴한 이유로는 대구 근교의 산업화.도시화, 60년대 부란병 발생, 신품종 후지 도입 등 품종갱신을 주로 꼽고 있다. 당도가 높고 육질이 치밀한 후지의 재배적지가 경북 북부지역과 충청도 지역으로 자연스레 주산지가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기온의 아열대화 현상으로 재배지가 북상했다는 기후관련설도 나와 시선을 끈다.
▲알칼리성인 사과는 특유의 산뜻한 맛과 에스텔류가 내는 향긋한 냄새 뿐 아니라 성분인 유기산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매일 사과 2개를 먹으면 성인병을 일으키는 고지혈증의 원인인 콜레스테롤 등 혈액중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사과의 '건강효과'을 입증했다는 소식이다.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시의 과수연구소에 따르면 30~57세 남녀 14명을 대상으로 3주간 매일 1.5~2개의 사과를 먹게 한 다음 혈액성분 등을 조사한 결과 중성지방 수치가 21%나 낮아지고 비타민C 수치도 평균 34% 증가하는 등 큰 효과를 보았다는 것. 맛좋고 빛좋은 데다 건강효과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자고로 우리나라 미인대회에는 지역 출신의 미녀들이 당선되는 사례가 많았는데 언론들은 이 사실을 '대구사과'의 고장 출신으로 사과를 많이 섭취한 것과 결부시키기도 했다. 사과와 미의 함수관계가 어떤지는 몰라도 이제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직은 '대구사과'의 명성을 잇고 있는 대구.경북 사과를 본인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섭취를 권장할 일이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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