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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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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자신의 '컴백홈'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음치가수' 이재수를 법원에 제소함으로써 본격화된 패러디와 저작권 논란이 한달 이상이나 계속되고 있다.

패러디(Parody)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저명작가의 문체나 운율을 모방하여 그것을 풍자적 또는 조롱삼아 꾸민 익살 시문(詩文). 자구(字句)의 변경이나 과장을 통해 반어(Irony) 또는 풍자의 효과를 노리지만 창조성이 없고, 악의가 개입되지만 웃음이 본질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극의 목적은 타인에게 고통이나 해악을 끼치지 않는 일종의 과오나 추악(醜惡)에 있다'면서 '예술은 해롭지 않는 기쁨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무명인사가 유명인이 되는 방법 중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유명인사를 생채기내는 것. 도올 김용옥을 둘러 싼 논쟁은 그가 방송출연을 중도에 그만두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대신에 대중은 한사람 정도는 꼭 있어도 좋을 사람을 잃었다. 지금 우리사회의 모든 영역과 관련되는 주의(主義)는 포스트모더니즘. 원래의 정신은 실험적이고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과거의 것을 해체하고 일체의 사회규범을 거부하는 일탈(逸脫)과 '멋대로 살아라'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전부인양 오인 받고 있다. 패러디는 늘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우리 인간들의 속성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 이유는 인적.물질적 등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것을 무한정 만들 수는 없기에 기존의 것을 비틀고 뒤집기만 해도 대중은 전혀 새롭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컴배콤' 뮤직비디오에는 이재수가 서태지와 비슷한 의상을 입고 두루마리 휴지를 든 채 변기에 앉아있고 입에 밴드를 붙이고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패러디의 흔적보다는 차라리 빗나간 포스트모더니즘이 느껴진다. 지금 우리사회의 '표현의 자유'라는 명제는 지나치게 방만하다. 서양에서 들어온 자유라는 의미는 칸트식으로는 자율을 뜻한다. 자율은 스스로의 룰을 지키고 자기통제와 균형을 잡고 책임을 지는 것이다. 엉터리 패러디가 '표현의 자유'를 빌려 패러디로 행세하거나 포스트모더니즘의 부정적인 것들이 패러디로 둔갑해서는 곤란하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돌고 돌기 때문에 투쟁할 수밖에 없고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세상일은 끝없이 돌고 돈다. 하지만 지금 잘못된 표현은 투쟁을 통해 바르게 해야한다. 물론 때가 되면 '대중은 패러디 아닌 패러디에 두 번 속지 않는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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