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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국민상대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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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 청와대의 몇몇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DJP공조 붕괴를 계기로 내놓았다는 정국대처법이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생기는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곧 지금까지 여권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지 않고 자민련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다수파의 힘을 믿고 밀어붙이는 정치를 했다는 뜻인가.

또 만의 하나 그렇다면 야당이 주장하는대로 "우리가 지고지선(至高至善)이고 야당은 정권욕에 눈이 멀어 발목잡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아집과 독선에 빠져 있었다는 말인가. 반대여론이 조성되고 언론의 문제 제기와 야당의 극렬한 반대가 있을 때는 국민 여론이 아니라 반대파의 트집잡기라고 일축해 버렸다는 뜻도 된다. 가장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과정을 보면 여권의 인식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장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문제이고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을 송두리째 흔들어대는 정치공세"라고 강변했다. 또 그게 진실인지는 몰라도 임 장관 해임안 통과에 대한 국민 여론은 그렇게 비판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여론은 이처럼 여권 핵심부의 생각과는 큰 괴리를 보였다.

그럼에도 야당도 아닌 여당 핵심부에서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기자는 '국민상대 정치' 발언도 자민련의 이탈과 DJP공조의 붕괴에 직면해 여권이 자력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소수 정파가 된 다급한 현실에서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 흐려진데 따른 다급함의 산물이라고 보고 싶다. 야당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정면돌파론'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혹시 국민을 상대로 한다며 야당은 무시하면서 소수의 '입맛에 맞는' 집단만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당장 여권 일각에서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 강화가 유력한 '국민상대정치'의 방법론으로 제시된 것만 봐도 앞으로 정치판이 조용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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