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귀하던 시절에는 어쩌다 먹는 쌀밥이 풍요의 상징이었다. 특히 한반도를 비롯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 나는 쌀은 낟알이 굵고 둥근 단립종(자포니카)으로 밥을 지으면 기름기(찰기)가 자르르 흘러 군침을 돌게 하며, 오랜 세월 주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만성적인 쌀 부족 국가인 일본은 늘 우리 쌀에 눈독을 들였으며, 일제 식민지 시대의 조선 통치는 쌀 약탈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의 삶에서 쌀을 빼앗기는 것은 마치 혼을 빼앗기는 것과도 같았다.
▲이렇듯 애지중지되던 쌀이 최근엔 걱정거리다. 올해도 '풍년 속 시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농촌은 전혀 즐겁지 않다. 재고량이 많은 데다 생산량이 늘어나 쌀값이 크게 떨어질전망이다. 정부 당국은 쌀 소비 촉진책에 고심하면서 휴경 논의 현금 보상까지 하겠다고 나섰지만 농민들의 주름살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산비가 높아 남아도는 쌀을 수출하기도 어려우니 딱한 노릇이다.
▲쌀이 남아도는 현상은 최근 몇 년간 풍작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데도 원인이 있지만 소비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의 경우 1996년에 1인당 쌀 소비량이 10년 전에 비해 22% 정도 줄어들었으며, 1996년 107㎏에서 지난해는 94㎏으로 급감했다. 식생활의 변화로 쌀밥 대신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고, 아침밥을 거르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경북도의 경우만도 올해 벼 수확량이 당초 65만900t을 훨씬 넘어선 68만7천t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양곡 보관창고에 묵은쌀이 19만t이나 쌓여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올해 쌀 수매를 지난해보다 23만석이 많은 186만석으로 확정하는 한편 쌀 선물하기 운동, 아침밥 먹기 운동, 정부 양곡 공급처에 햅쌀 공급하기, 쌀 판매와 가공 식품 확대 운동등 범도민적인 쌀 판매운동을 펼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쌀은 영양가가 곡류 중에는 단연 으뜸이다. 100g의 쌀엔 당질이 79.6g, 단백질 6.8g, 지방 1.0g이 들어 있고, 칼슘·철·비타민B 등도 함유돼 있다. 우리는 에너지의 65%를쌀에서 섭취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날로 서구화돼 가는 우리의 입맛만 탓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침밥을 먹는 직장인들의 능률이 높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도 높으며 건강에 좋다고한다. 농업경제 기반을 보호하는 정부의 중장기 대책과 함께 아침밥을 꼭 챙겨주는 주부들의 캠페인도 일어날만 하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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