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결혼식장 풍경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옛날에는 주로 봄, 가을에 좋은 날을 잡아 가족, 친지들만 모시고 혼례식을 올렸다. 그러나 요사이는 결혼식을 많이 하는 계절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끔씩 예식장에 가보면 그야말로 문전성시요, 인산인해다.

주차장엔 자동차의 물결로 가득차 있고, 예식장엔 실(室)마다 축하객들로 붐비며 식당이란 식당에는 예식장 손님들이 줄을 지어 드나든다. 혼례를 축하하러 온 건지, 점심을 먹으러 온 건지 분간 못할 정도로 오히려 식당이 더 붐빈다.

지난 해 겨울이었다. 초등학교 동기생이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보내왔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셈인가? 쉰 살에 결혼을 한다니, 무엇을 하느라고 이제 결혼을 하는지. 처음에는 동명이인(同名異人)인가 싶었지만, 사실이었다. 그리고 추신으로 당일 사회를 부탁한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안동까지는 버스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일평생에 단한번의 부탁인데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가서 축하해 주기로 했다. 예식 30분 전에 부속 건물인 지하 다방에 도착했다. 주례, 사회자, 신랑 모두가 초등학교 동기생이니 참으로 다정다감한 이색 결혼식이라고나 할까?

결혼식은 약속된 시간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축하객석에서 재미있는 말이 들렸다. 주례, 사회자, 그리고 신랑이 모두 너무 늙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랑과 친구란 말인가? 예식을 마치고 신랑, 신부가 신혼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고 돌아왔다.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은 아니지만, 아무쪼록 늦게 맺은 한쌍의 원앙인데 오래오래 더 잘 살아야지. 신정을 며칠 앞둔 차가운 겨울이지만, 친구의 새 가정에만은 더욱 따뜻한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

아동문학가·대구지산초등학교장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대구경북 지역은 심각한 공군 비행장 소음 피해를 겪고 있으나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대구의 소음 피해 인원은 지...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의사 개원의의 평균 사업소득이 4억원을 넘어섰지만, 피부·미용 분야와 대형 비급여 진료기관의 고소득이 평균을 끌어올린 결...
고 최불암의 빈소에는 생전 아동복지에 힘쓴 그의 나눔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찾아와 추모했으며, 특히 초록우산과의 인연이 깊었던 고인은 아동복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 참여자가 5천600만 명을 넘어서며 민주당 승리가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는 비..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