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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 때 만해도 천 조각들을 이어 붙여 만든 조각보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주로 밥상 덮개나 보자기 등의 용도로 쓰였던 것 같은데 좀 크게는 홑이불 만한 것으로부터 아주 작은 것으로는 베개모나 주머니 같은 것에서도 그 쓰임을 보았다. 화학섬유가 대량으로 유통되면서부터는 이런 알뜰한 손길이 가서 만들어지는 일감들은 주위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런 사물들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도 함께 사라져버렸다. 필요하다면시장에서 얼마든지 값싸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이미 그 용도가 없어져 별로 요긴한 물건들이 아니다.

각종 포장재들이 넘쳐나는 지금과 과거의 수공예적 생산 사회 사이에 일어난 변화를 보면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질의 풍요는 무엇이든 아껴야만 했던 시절의 물건들이 지닌 어떤아름다움들과 바꾼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풍요도 착각이 아닌지 의심이 갈 때가 있다. 너무 많은 물건들이 있지만 삶의 질이란 측면에서 오히려 더 큰 불평등과 빈곤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다. 물건을 아낄 수 없도록 하는 생활은 미를 느끼는 능력 자체를 타락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옛사람들이 자투리 천이라도 허투루 버릴 수 없었던 것은 비단 경제적인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하나 하나가 아름다운 질감을 지닌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조각들을 크기대로 길이대로 이어 붙이며 재미있게 또 보기 좋게 구성을 해나가면서 그 형태들의 독특한 비례 관계가 색상과 질감의 대조와 함께 조화를 자아내는 것을 즐겼으리라. 거기다가 시각적 아름다움을 너머 실제로 생활 속에서 쓰임새를 가진 것이라 만드는 기쁨은 더욱 컸으리라. 이런 단순한 물건에 깃들은 아름다움과 성실한 생활의 멋을 통해서 사람들은속된 취미와 메마른 정서를 다잡고 섬세한 미적 감응 능력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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