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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급기야 國策은행까지 이용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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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용호게이트'의 편법 자금조성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이 사건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일단 '경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공익성과 공공성을 앞세워 나라 경제를 떠받쳐야 할 국책은행이 검은 세력의 배후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과연 이 나라에 신뢰와 도덕성 추락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막막할 뿐이다. 23일 검찰과 금융권이 밝힌 이번 사건의 자금조성 커넥션을 보면 매우 간단하다. 이용호씨 계열사인 삼애실업은 지난해 10월 해외CB(전환사채)를 발행키로하고 900만달러어치를 노무라증권 홍콩지점과 니탄에이피 싱가포르 지점에 각각 매각했다. 그리고 산업은행은 11월 이를 전액 재인수했다. 산업은행이 인수한 CB는 곧 이용호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가 되사갔고 이씨는 보물선 등의 재료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CB를 주식으로 전환, 엄청난 차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산은의 '정상거래'주장에도 불구, 비호세력이 없으면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이씨는 지난해 6월 CB발행을 결의했으나 3개월여간 이를 사겠다는 해외투자자가 없어 CB발행을 못했는데 산업은행이 개입하자 갑자기 사정이 달라졌다. 해외투자자가 나서기 시작했고 이에따라 삼애실업의 신용도는 높아졌다. 이때 산은과 사전공모가 있었을 것이다. 권력의 힘으로 주가를 부풀려 거액을 챙기고 그 비리를 국책은행이 뒤에서 '보증역할'을 해주었으니 말문이 막힌다. 도둑 맞으려면 개도 짖지 않는다더니 그 서슬 퍼렇던 금융감독원도 이번에는 손을 놓았다. 편법CB 발행인데도 감독 강화는커녕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원칙론을 앞세워 감독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총체적 비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국책금융기관까지 불신을 받는다면 우리 경제가 설 땅은 없다. 당국은 금융범죄는 오히려 사회범죄보다 더 큰 죄악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로 금융계의 검은 거래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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