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유소 가격경쟁 도 넘었나

유가 상승 및 주유소간 가격경쟁 등 원인으로 '가짜 기름'을 파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휘발유 및 경유에 불순물을 넣어 판매하다 적발된 것이 286건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6건보다 110건(63%)이나 증가한 것이다.

대구·경북 역시 올들어 8월말까지 28건이 적발돼 지난해 20건보다 8건(40%)이 늘었다. 지난달 29일 대구시 서구의 ㅅ주유소는 휘발유에 톨루엔을 섞은 가짜 휘발유를 팔다가 단속됐다. 또한 같은날 서구의 ㄱ주유소는 경유에 등유를 혼합해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적발된 주유소 대부분은 휘발유에 톨루엔을 섞거나 경유에 등유를 혼합해 판매하다 단속됐다.

가짜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들이 느는 것은 주유소간 거리제한규정이 폐지되면서 업소간 과다한 가격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석유품질검사소 및 구청 관계자들은 "주유소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운전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운전자 김모(29·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얼마전부터 차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카센터를 찾았더니 톨루엔이 섞인 가짜 휘발유가 고장의 원인으로 드러났다"며 "기름을 넣을 때마다 진짜 휘발유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짜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자동차 연비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공해물질을 배출하고 엔진의 점화 플러그나 밸브를 마모시켜 자동차 고장의 원인이 된다는 것. 특히 톨루엔은 인체 유해물질이다.

석유품질검사소 한 관계자는 "구청과 석유품질검사소가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가짜 기름을 적발하는데엔 어려움이 많다"며 "평소에 자동차 연비를 잘 점검하면서 연비가 갑자기 떨어지면 가짜 휘발유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월말 현대 전국 주유소는 1만여곳에 이르고 있으며, 대구에는 414곳, 경북에는 1천17곳이 영업중이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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