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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농민 쌀값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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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한가마 값이 회 한 접시보다 못하니 어디 농사지을 맛이 납니까?"15일 영덕에서 열린 쌀값 문제 관련 농민집회에 참석했던 성난 농민들이 한숨을 쉬며 토해낸 말이다. 벼 한가마(40kg)면 4인 가족 보름치 양식으로 거뜬한데도 친구 몇이서 한끼 나눠 먹을 회 한 접시(보통 5만원) 값보다 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시위는 이런 격한 농심(農心)과 달리 너무도 모범적으로 진행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전날까지 농업경영인회 영덕연합회 임원들은 농협 영덕군지부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며 농협의 추곡 수매가를 성토했다. 농협중앙회의 긴급지시 공문에 분개, 전국적으로 벌인 농성이지만, 그 철야농성도 조용히 치렀다.

15일 시위 중 농민들은 영덕군수와 군내 단위 농협장들과 면담해 군 차원에서만이라도 쌀 수매가에 합의를 이끌어 내자며 이행각서 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군수 등이 "이 자리에서 쌀값을 결정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추후협상을 제의하자 농민들은 이번에도 순순히 이를 받아들였다.

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벼가마 더미를 불태우는 것으로 속마음을 달랜 뒤, 차량과 상여를 앞세우고 시가지를 행진했다. 분노의 대상이던 농협 군지부 건물도 조용히 지나쳤다. 군청 앞 마당에서 상여를 불태우며 분노를 표시했으나 과격행동은 삼갔다. 마지막으로 일정으로 국도 차량 시위를 벌였지만, 이때도 한쪽 도로만 이용함으로써 교통체증 등의 불편은 유발하지 않았다.

이로써 경찰의 예상은 빗나갔다. 경찰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성난 농민들의 국도 점거 등 과격행동을 우려했었다. 국도 시위를 끝낸 농민들은 조용히 귀가했고, 시위를 지켜보던 군민들, 공무원, 경찰관들도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추수에 한창 바뻐야 할 농민들이 왜 들녘을 외면하고 거리로 나서야 했는지 이들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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