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상회담 합의내용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15일 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화려한 수사에 비해 실질적 성과는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날 회담에서는 △올바른 역사기술을 위한 역사공동연구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시설물(국립묘지 등) 건립 △꽁치조업 문제 해결을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 개최 등 3개항의 합의가 도출됐다.이를 두고 정부는 "아쉽지만 우리가 얻고자하는 것을 얻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이들 합의사항을 면밀히 뜯어보면 '역사왜곡 재발방지' 등 우리 정부가 견지했던 원칙과는 거리가있는 것이며 실효성에서도 의문이 가는 것들이다.

▨역사 공동연구=고이즈미 총리는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대신 올바른 역사기술을 위한 한일간 역사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그러나 제대로 성과를 거둘지 실효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무엇보다 한일 전문가들 사이에 역사관에 큰 괴리가 있고 이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공동연구를 해봤자 이견만 확인한 채 파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공동연구에 누구를참여시키느냐 하는 문제도 난제다.

▨국립묘지 조성안=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앞으로는 참배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언급은 없이 누구라도 참배가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 대한 해석은 두가지. 우선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A급 전범들을 다른 곳으로 분사(分祀)해 야스쿠니 신사를 국립묘지로 만들거나 야스쿠니 신사가 아닌 다른 곳을 국립묘지로 조성하는 것 등이다. 문제는 두 가지 방안 모두 쉽지 않다는 것. 우선 첫번째 방안의 경우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A급 전범을 분사해 야스쿠니를 특수법인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무산된 바 있듯이 야스쿠니 신사측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방안 역시 A급 전범을 제외시킨다는 방침에 대해 일본내 보수우익들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꽁치문제=남쿠릴 어장에서의 꽁치 분쟁 해결을 위해 김 대통령이 제시한 양국간 고위급 회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일 당국자들이 여러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