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방을 청소하면서 제가 지은 죄도 함께 쓸어 버렸습니다"
18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동구 덕곡동 안나 노인요양원. 최근에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나온 출소자 13명이 떡, 과일, 음료수, 비누, 치약 등의 생필품을 사들고 의지할 데 없이 병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았다.
출소자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생활하는 방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기저귀도 갈고, 안마도 해 드리며 하루종일 따뜻한 정을 보탰다.
이들 출소자들은 새로운 삶을 위해 한국갱생보호공단 대구지부에 몸을 의지한 상태서 아직은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처지. 폭력혐의로 2년 9개월 간 복역하고 한달 전 출소한 전과 4범의 전모(31)씨는 "태어나서 좋은 일은 처음"이라며 거동조차 힘든 백임석(91) 할머니의 무릎을 정성껏 주물렀다.
전씨는 "비록 전과자이지만 봉사가 얼마나 보람있는 일인지를 비로소 깨달게 됐다"며 "사회의 소중함을 느끼며 남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새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청각장애로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백 할머니는 "무릎이 아파도 마냥 참고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어깨, 다리 등을 주물러 주니 너무 좋다"며 흐뭇해 했다.
교통사고로 6개월간 복역했다 지난 4월 출소한 윤모(46)씨는 "순간적인 실수로 전과자가 됐는데도 사회의 시선은 너무나 차가웠다"며 "그러나 오늘 소외받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돼 용기가 난"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선한 기독교 후원회 김의행 회장은 "출소자들은 초범에서부터 강력범에 이르기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두운 경력을 갖고 있지만 결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아니다"며 "출소자들에게 나도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과 따뜻한 인간미를 심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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