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사태 악화 이슬람 반미 증폭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런 이스라엘 각료 암살사건과 인도-파키스탄 간 카슈미르 분쟁이 잇따라 불거져 미국의 대(對)테러전쟁 수행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동사태가 악화될 경우 이슬람 국가의 반미감정이 고조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사태진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팔 분쟁격화=이스라엘은 18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암살범들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혹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했으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탱크를 동원, 일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들에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학생 등 팔레스타인인 3명이 희생되는 등 지비 장관의 암살을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날 각의에서 아리엘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 수반에게 과격 전사들을 색출하는데 1주일의 시한을 줬으며 그 이후에는 아라파트에 대한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마리브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베드 랍보 공보장관은 "우리는 어떤 최후통첩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이스라엘의 암살범 인도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지비 장관 암살을 강력히 비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아라파트 수반이 이번 암살을 저지른 자들을 즉각 색출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이슬람권의 인심을 사기위한 조치가 잇따른 가운데 암살사건이 발생, 중동사태 악화를 막기위해 이스라엘의 자제와 아라파트의 협조를 부탁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카슈미르 분쟁 재연=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카슈미르 분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18일 파월 장관이 인도를 방문하고 돌아간지 몇 시간 후에 카슈미르 지역에서 또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고 국방부 소식통들이 밝혔다. 소식통들은 17일 밤 잠무 국경지대에서 양측의 총격전이 시작돼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양측의 충돌이 잇따라 이슬람 전투원 17명, 인도 보안군 7명, 민간인 1명 등 최소 25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카슈미르 분쟁이 대(對) 테러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파월장관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 자제를 당부하고 있으나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난망한 실정이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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