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가스통 르루, 나쓰메 소세키…. 우리 독자들에게 낯 익은 외국작가들의 작품들이 나란히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한국-프랑스 작가 교류의 일환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의 소설 '우연' '성스러운 세 도시'(문학동네)와 '조서(調書)'(민음사) 등 세 편이 한꺼번에 번역됐고, 뮤지컬로 유명해진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문학동네)과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행인(行人)'(문학과 지성사)이 출간됐다.
르 클레지오(61)는 1963년 장편소설 '조서'로 권위있는 르노도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후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어로 쓰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가다. 데뷔작 '조서'는 현대 기계문명의 파괴성과 인간소외, 시원의 세계로 회귀하려하는 인간의 열망을 담은 작품. 행과 문장, 어휘 등을 삭제하거나 신문 기사를 삽입하는 등 실험적인 기법을 동원한 누보로망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성스러운 세 도시'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을 찾아가는 순례기를 통해 타락한 현대문명을 반성하고 인간의 본원적 얼굴을 탐사한 작품이며, 장편 '우연'과 중편 '앙골리 말라'를 함께 실은 '우연'도 문명비판과 순수와 자연에 대한 외경을 담은 소설이다.
가스통 르루가 1910년에 발표한 '오페라의 유령'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인과 흉칙스런 괴물의 이야기를 중심 줄거리로 한 장편소설. '미녀와 야수' '드라큘라' '푸른수염' 등 괴기 공포소설에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지난 86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의해 뮤지컬로 만들어져 영국에서 초연됐다.
한편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행인'은 삶의 의미와 인간 존재의 근원에 물음을 던지는 20세기 일본문학의 고전. 1912년 일본 아사히신문에 연재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소설로 국내 초역이다. 주인공 나가노 지로와 그의 형인 이치로, 형수 오나오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인간 심리와 감정의 추이를 예리하고 심도 깊은 묘사로 그려내 소세키 문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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