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비행기 테러 사건 이후 '테러'라는 말이 일상 생활에서 유행어로 번지고 있다.
이 말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곳은 경찰서. 술김에 사소한 주먹다짐을 하다 붙들려 온 사람들조차 서로 상대방에 의해 "테러 당했다"며 언성을 높이기 일쑤라고 경찰관들은 전했다.
일부에서는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을 우스개 삼아 '성적(性的) 테러'라고 부르며, 국회에서는 의원 발언을 두고 '정치적 테러'라는 말이 나왔고, 한 회사 인터넷 게시판에는 상사가 반공개적으로 부하 직원을 꾸짖은 일을 두고 '인격 테러'라 비판하기도 했다.
구조조정 차원의 기구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포항 한 기업에선 노조가 '조직 테러' '생존권 테러'라고 반박하는 글을 내붙였으며, 증권.복권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판에는 '대박 테러'라는 조어(造語)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우리가 비행기 테러의 직접 피해자가 아닌 때문인지 상상조차 못했던 사건에 대한 충격을 희화화(戱畵化)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삭막하고 과격해지는 언어 습관의 흐름도 보여준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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