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창용 믿는다' 삼성 배수진

「임창용, 너만 믿는다」.

1승3패로 벼랑에 몰린 삼성이 기적같은 대역전극에 도전한다.

18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이같은 대역전극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 93년 해태가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1승1무2패를 한 뒤 막판 3연승으로 정상에 오른 게 유사한 사례다. 다만 지난 99년 양대리그의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에서 롯데가 삼성에 1승3패후 믿기지 않는 뒷심을 발휘하며 3연승을 내달린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와 일본시리즈에선 몇차례 대역전극이 있었다.

월드시리즈에서 1승3패 후 막판 3연승으로 우승한 경우가 6번 있다. 일본에서는 1승3패후 역전극이 1번, 3연패후 4연승하는 더 극적인 상황이 3번 있었다.

삼성이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5차전 승리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은 투수진이 고갈된 만큼 선발로 나서는 임창용의 어깨가 어느때보다 무겁다. 임창용이 중반까지만 버텨준다면 역시 투수진이 바닥난 두산의 사정을 감안할 때 승산은 충분하다.

이를 발판으로 삼성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배영수가 6차전을 맡고 7차전에서 총력전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한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선수들에게 앞선 경기는 잊어버리고 편안하게 플레이를 펼치라고 주문한다. 두산이 1패후 3연승을 한 것처럼 삼성도 3연승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창용은 두산 구자운과 선발 대결한다. 22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로 맞붙은 후 5일만의 맞대결. 2차전은 구자운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임창용은 2차전에서 4와 3분의2이닝동안 6안타를 맞고 4실점(자책)을 기록한 반면 구자운은 5이닝동안 홈런 1개포함, 4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5차전에 나서는 임창용의 어깨에 삼성의 명운도 달려있지만 그에게는 국내 최고액 연봉투수의 자존심이 걸린 일전이다.

임창용은 『야구 인생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 경기』를 다짐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이게 야구인가」.

야구팬들은 8개구단중 올 시즌 최강의 투수진을 갖췄다는 삼성이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1이닝 최다실점인 12점을 주면서 무참히 무너지자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구전문가들조자 이번 같은 한국시리즈는 처음본다며 왕중왕을 가리는 챔피언 시리즈에서 경기당 평균 18득점이 나온데 대해 아연실색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왜 삼성투수들이 두들겨 맞았을까.

◇두산이 삼성의 사인을 훔쳐본 것은 아닐까.

삼성팬들은 두산타자들이 삼성 배터리의 사인을 훔쳐본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야구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상대주자가 2루에 나가면 배터리가 사인을 교체하기 때문. 또 두산타자들이 사인을 훔쳐보고 노려치더라도 12득점을 올리며 신들린 듯한 타격을 구사하는 것은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좁은 스트라이크존이 문제.

전문가들은 오히려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문제삼고 있다. 주심들이 큰 경기에서 공정한 볼판정을 내리려다 보니까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가져갈 수 밖에 없고 이것이 투수들이 공을 한가운데로 뿌릴 수 밖에 없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한국시리즈 4차례의 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이 좁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양팀의 조건이 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삼성만의 투수진 붕괴는 설명할 길이 없다.

◇훤히 보이는 볼배합.

삼성투수진의 붕괴에 대해 두산 김인식 감독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감독은 「삼성 투수들의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볼배합이 훤히 보인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삼성이 믿었던 갈베스와 마무리 김진웅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뻔히 보이는 볼배합을 하며 난타당하고 이것이 다른 투수들에게도 위축감을 불러와 삼성 투수들의 「도미노붕괴」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적진에서의 5경기와 투수들의 새가슴도 문제.

삼성 김응룡 감독은 삼성투수들이 난타당한데 대해 『우리 투수들이 큰 경기에서 제대로 공을 못뿌린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의 김진웅은 물론이고 중간투수들이 한결같이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밀리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것.

또 3차전부터 적진인 잠실에서 5경기를 하는 것도 삼성 선수들에게는 부담이다. 미국이나 일본 같이 중립지역의 경기없이 5,6,7차전을 정규리그 1위팀 홈구장에서 하면 삼성 투수진에게 안정감을 불러와 경기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야구팬들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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