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결한 이미지...추상성 가미한 야경

'새벽녘 부두에 정박한 고깃배, 인적없는 도시의 밤거리, 골목길에 하늘거리며 서있는 가로등 하나…'.

작가 김성호(40)에게 '야경(野景)'은 고유명사처럼 늘 붙어다니지만 뒷날이 결코 어둡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다. 구상작가는 일단 성공하면 그림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자기변신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그가 5일부터 14일까지 동원화랑(053-423-1300)에서 열번째 개인전을 연다.

예전에는 화면에 사물을 많이 담으려던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제는 훨씬 간결해지고 깔끔해졌다. 생략된 이미지와 단순화된 화면은 감상자에게 짧지않은 여운을 던져준다. 청색 바탕에 흰색으로 몇군데 가볍게 터치한 '새벽'같은 작품은 번쩍이는 감성과 재치있는 기교를 그대로 보여준다. 색감도 검은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색 노란색 청색 등으로 훨씬 풍부해지고 다양해졌다.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풀어지면서 추상성을 가미한 작품이 많아졌다.

그런 점에서 그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가다. 얼마전만 해도 모네같은 인상파 작가의 영향권에 들어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세계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인지 지난달 서울의 화랑미술제에 6년만에 참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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