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반환 행사와 이문열 대구강연

소설가 이문열씨의 문학 사숙인 경기도 이천의 '부악문원' 앞에서는 지난 3일 '반이'(反李) '친이'(親李) 모임이 동시에 열려 혼란을 겪었지만, 이씨는 같은 시간 대구 강연을 거쳐 고향에서 문학 등 관련 인사들과 대화를 나눴다.

3일 오후 2시쯤 '부악문원' 앞에서는 월간 '인물과 사상' 독자모임 등으로 구성된 '이문열 돕기운동 본부'(대표 화덕헌·37) 회원 40여명이 이씨의 신문 칼럼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하며 그의 저서 반환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전국에서 독자 150여명이 보낸 책 733권을 상여줄로 묶어 들고는, '한 시절 천재 작가의 곡학아세를 장송하며'라는 조시(弔詩)와 조침문을 패러디한 '조책문'(弔冊文)를 낭송했다.

이들은 이어 성명을 발표, "이씨의 홍위병 발언은 일종의 색깔 공세"라며 "이번 책반환 운동이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 위선과 교만을 깨고 스스로의 공적 발언에 책임을 지는, 겸허한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간 이씨는 대구문예회관에서 '패러디의 불행한 종말'을 주제로 문학강연회를 가진 뒤, 고향인 영양 석보면 광산문학연구소에 들렀다. 연구소에서 이씨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이념.정신의 연구.실천 모임인 '영락회'(의장 김영조)의 민족학교 준비 모임에 참석, '영락 이념과 안동 전통문화'를 특강하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