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형경(41)씨가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이후 3년만에 전작장편소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문이당 펴냄)을 냈다.
'사랑을 선택하는...'은 작가가 2년간의 해외 여행에서 돌아와 집필한 신작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두 여성의 행로를 그려내고 있다.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정신분열적인 조건'을 세밀하게 파헤치면서도 결코 여성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 인간에게 있어 사랑은 무엇인지 그 인정하기 힘든 진실들을 밝혀 나간다.
이 소설은 사랑을 기제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쉽게 손에 잡히는 시시한 사랑의 로망이 아니라 여성에게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여성에게 있어 사랑과 욕망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떤 의미인지를 탐색하고 있다.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주인공 인혜와 세진은 30대 중후반의 전문직 여성들이다. 인혜는 성불능인 남편 규호의 폭력과 과도한 음주 때문에 이혼해 혼자 사는 여성. 이혼후 여러 남자를 만나면서 사랑의 환상을 믿는 대신 육체의 감각을 믿었고, 연애를 삶을 생기 있고 역동적이게 하는 일종의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부모의 이혼 등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대학시절 성폭행까지 경험했던 친구 세진은 여전히 그 후유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심리적인 무기력 상태에 놓이자 그녀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기로 한다. 계속되는 의사와의 상담. 세진은 점차 자신의 문제점들을 직시하게 된다.
두 여성을 통해 '욕망'(인혜)과 '분노'(세진)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는 작가는 자유로운 성을 추구함으로써 정체성의 해체와 정립을 시도하는 인혜와 자신의 폐쇄적 성의 기원을 추적하고 억압된 무의식을 밝혀내는 세진이 어떻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짚어낸 작가 김형경씨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과 조근조근 속내 이야기를 나누는 심정으로 작품을 썼다"고 고백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심미주의자(심상대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90년대 등단 이후 올해 '미(美)'라는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심상대(필명 마르시아 심)의 심미주의적 작품만 선별했다. 9천원.
▶아침에 화장하는 남자(이윤길 지음, 한사랑 펴냄)=살인사건과 파산, 억울한 옥살이…이같은 악운의 구렁텅이 속을 헤어나오는 주인공의 지혜로운 삶을 담은 자전소설 상.하. 각권 8천원.
▶북파공작원HID(이종선 지음, 창작시대 펴냄)=치밀한 자료 수집과 북파공작원의 육성증언을 토대로 씌어진 소설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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