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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아프간과 오리엔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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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테러가 미국에서 터지자 미국은 아프칸에 숨어산다는 누구를 그 배후세력으로 간주하고 그를 잡기 위한 아프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그러한 간주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나 아직까지 그렇게 볼 만한 것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아프칸에 그 배후세력이라는 자의 인도를 요구했으나 아프칸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자 미국은 그것을 이유로 아프칸을 침략했다. 그러나 설령 자국에 피해를 입힌 범죄인의 범죄 사실이 명백하다고 해도 그가 산다는 이유만으로 그 타국을 침략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미국은 세계의 십자군이나 보안관 또는 경찰을 자처하며 정의의 사도로서 비인도적인 야만 테러 세력을 척결하기 나섰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그런 세력이 여러 나라라고 하며 그 모두를 척결한다는 험악한 기세였으나 최근에는 조금 수그러진 듯하다.

몇 년전 미국의 헌팅턴이라는 학자가 21세기에는 '문명의 충돌'이 세계적인 전쟁의 원인이 된다고 말하면서 특히 서양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아프칸 사태를 그렇게 보는 듯이 그 책이 다시 회자되며 우리 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다.

그런데 그런 논의의 저변에는 서양 문명은 평화적이나 이슬람 문명은 투쟁적이라는 식의 대립되는 가치관의 우열이 여러 차원에서 깔려 있다. 우리가 서양과 이슬람에 대해 갖는 이미지도 그것과 비슷하다.

그런 이미지는 어제 오늘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천 년부터 시작되어 서양의 제국주의 침략과 지배로 더욱 확대 강화되어 왔고, 단순한 이미지로서가 아니라 학문과 예술 및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를 형성해왔다. 그것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한다.

아프칸 전쟁이 그런 오리엔탈리즘의 하나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세의 십자군전쟁을 비롯한 무수한 전쟁이 그것을 근거로 하여 이어져 왔다. 21세기를 포스트모던이라고 하나 아프칸 전쟁을 보면 우리가 중세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박홍규(영남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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