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침 대구지방법원 직원 이모(36)씨는 평소 안하던 지각을 해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한전이 전선 지중화공사를 하면서 법원 앞 도로의 편도 5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 두산오거리에서부터 법원 앞까지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기 때문. 이씨는 "범물동에서 평소 20분이면 충분한 출근이 무려 한시간이나 걸렸다"며 "하필 출근시간부터 공사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는 지금 한꺼번에 쏟아진 각종 공사로 시가지 곳곳이 '공사판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째인 지하철 2호선 공사에서 부터 도로 보수, 상.하수도관 설치, 도시가스관 매립, 전선 지중화, 통신회사 선로공사, 각 구청의 소방도로공사 등이 곳곳에서 도로를 파헤치면서 차량 운행과 보행에 막심한 불편을 주고 있다.
대구경실련 시민안전센터가 5일 조사한 결과 대구시내 차도 또는 인도에서 진행 중인 공사는 모두 100여건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공사 폭증은 대구시가 지난 5월 대륙간컵대회를 이유로 각종 공사를 하반기로 미룬데다, 각 기관마다 연말이 오기전 예산을 집행해 불용(不用)예산 발생을 없애려고 앞다퉈 공사를 벌이고, 일부 공사는 대구시가 내년 월드컵을 위해 올해 안에 마무리짓도록 독촉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의 경우 신천동로 구조개량 공사를 비롯, 도로공사 5건에 북구 복현오거리 부근의 신천하수처리구역 오수차집관공사를 하고 있고, 대구도시가스는 현재 20여곳에서 가스관 매설작업을, 대구시상수도건설본부는 상수도 배수관 정비 및 부설공사 등 14건의 공사를 하고 있다.
한국전력 대구지사는 범어네거리~파티마병원앞 2.8㎞ 구간 등 2곳에서 전주 매설 공사를 하고 있고, 각 구청 마다 3, 4건의 소방도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공사는 대부분 도로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지 전체가 연쇄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경찰청 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공사를 하는 도로마다 정체가 심해 출.퇴근시간이면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35.대구시 달서구 도원동)씨는 "웬 공사가 이렇게 많은지 이해할 수 없다"며 "툭하면 도로가 막혀 손님들의 짜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대구경실련 시민안전센터 양성대 사무국장은 "상반기에는 대륙간컵대회 때문에 공사가 거의 없었으나 지난 8월부터 각종 공사가 폭주하고 있다"며 "동시다발적인 공사를 지양하고, 교통불편을 막고 시민안전을 위해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 공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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