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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화궈펑'의 '脫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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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인가 중국의 주룽지(朱鎔基)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관(棺)을 100개 준비 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주총리는 부패한 관리 99명을 숙정해서 묻을 관 99개와 나머지 자신을 묻을 관 1개로 "100개를 채우겠다"는 결연한 심경을 피력, 주변을 놀라게 했었던 것이다.

▲지난 10년간 고도 성장을 구가하는 중국 경제는 필연적으로 부패를 동반했고 급기야는 이처럼 주룽지 총리의 목숨을 건 '부패와의 전쟁'선언이 뒤따랐던 것이다. 그렇지만 총리 한 사람만으로는 중국 대륙에 만연된 부패 척결에는 역시 역부족이 었던 모양이다. 주 총리의 선언 후 3년만에 이번 에는 화궈펑(華國鋒)전 중국공산당주석이 공산당의 심각한 부패상을 질타하며 탈당한 것이다.

▲화궈펑은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로 지명돼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주석 등의 자리에 올라 대권을 장악했지만 덩샤오핑(鄧小平)에 밀려나 당 중앙위원으로 연명해온 '비운의 황태자'다. 그런 그가 "나는 공산당원으로 당과 당원들이 나날이 부패하고 변질되는 상황을 통탄한다"며 탈당했으니 미상불 중국의 실권(實權)세력인 공산당 입장으로서는 편치가 않은듯 하다. 그래서 당의 실세인 후진타오 부주석이 탈당을 달랬지만 막무가내로 뿌리치고 "빈곤한 지역 당원들을 위해 써 달라"며 5만위안(약800만원)의 당비를 헌금하고 끝내 떠났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화'의 탈당이다. 공산당을 탈당하는 게 무엇이 그리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공산당 유일체제의 중국에서 지도계층이 공산당을 떠난다는 것은 곧 중국사회에서 '영원한 매장'을 의미한다. 마오쩌둥이 1967년 덩샤오핑을 하방(下放)시켜 권좌에서 축출하면서 "덩샤오핑은 중국에 필요한 인재니까 공산당원 자격만큼은 박탈하지 말라"고 은혜(?)를 베풀었고 그 결과 덩샤오핑의 화려한 재기가 가능했다는 얘기가 있을만큼 공산당원 자격은 특권이다. 그럼에도 화궈펑은 여생을 편히 보낼수 있는 특권을 스스로 팽개치면서 중국의 부패를 꾸짖고 있으니 나름대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였다고나 할까. 갖가지 비리와 의혹이 쌓이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도 꾸짖는 사람도 없는 우리 현실을 보면서 화궈펑의 이유있는 탈당을 참담한 심경으로 바라보게 된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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