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축구대회 입장권의 국내 판매가 저조하다. 10일 현재 총 37만7천287장의 2차 판매분 중 겨우 8만3천658장이 팔렸다. 대구 경기의 경우 9만2천604장 가운데 1만2천679장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국내 판매가 저조한데 비해 일본에서는 표가 없어 벌써부터 암표가 나돌고 있다.올림픽에 버금가는 스포츠 축제가 국내에서 열리는데 국민들이 이를 외면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직 월드컵 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 예매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월드컵 관전을 스포츠 문화에 대한 체험(투자)으로 보지 않고 경제적인 잣대로'표값(6만6천~55만원)이 비싸다'고 여기기 때문은 아닐까.
지난 94년 제15회 미국 월드컵을 취재하면서 많은 관중에 놀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가 위세를 떨치는 미국에서 축구(Soccer)는 생소한 경기였다. 축구의 불모지임을 반영하듯 대회 슬로건도 '축구의 역사를 만들자'였다.
경기장도 대부분 미식축구장을 임시로 개조해 사용했다.
그런데도 7만~9만여명을 수용하는 경기장 관중석은 빈 곳이 없었고 축구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한국이 경기를 한 댈러스(한국-스페인, 한국-독일)와 보스턴(한국-볼리비아)의 7만명 수용 경기장에도 만원 관중이 몰렸다. 미국 월드컵은 사상 최대인 358만여명의 관중을 동원,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대회로 기록되고 있다.
흥미와 감동을 준 것은 관중들이 승부와는 관계없이 축구와 경기장 분위기를 즐긴다는데 있었다. 미국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관중들은 골이 터질 때마다 파도파기 응원으로 환호했다. 한번 시작하면 10분 이상 계속되는 파도타기를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듯한 생각마저 들게 했다.
당시 경기는 연일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속에 진행됐지만 관중들은 관전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월드컵 경기장의 텅빈 관중석을 걱정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월드컵을 즐길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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