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3대 게이트 모두 재수사하라

'국정원 3인방'의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이 우선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된 민주당 김모의원(전국구)과 국정원 정성홍 경제과장의 금품수수혐의에 대해서만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 파장은 의외로 클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기된 부패스캔들의 형국으로 봐 검찰수사가 '진승현게이트'에 한해 끝낸다면 검찰은 물론 자칫 현정권마저 국민적 지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사자들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기에 아직은 의혹이라 해야 하겠지만 국정원의 김은성2차장-김형윤 경제단장-정성홍 경제과장으로 이어진 '특정라인'이 '진승현·정현준·이용호게이트'에 직·간접으로 연루됐다는 건 국정원이 벤처기업의 비리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최고의 기밀정보를 총괄하는 곳에서 그것도 요직의 3명이 모두 이런 비리에 연루됐다는 그 자체로도 국가기강에 중대한 문제가 이미 내연되고 있다는 징후가 아니고 뭔가. 또 그 특권이 이런 부패 '커넥션'에 쓰여졌다면 국정원은 일대수술이 절실한 조직으로 전락한 것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그 부패의 실상이 어떤지를 먼저 밝혀내야 하는 게 급선무인 만큼 검찰은 차제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밝혀내야 한다. 어물쩍 겉으로 나타난 몇가지 현상만을 봉합하는 선에서 넘어간다면 그 조직의 환골탈태(換骨奪胎)는 요원할뿐 아니라 국가장래에도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또 정치권의 경우 이번에 문제된 여당의원 한사람뿐인지도 의문이다. 검찰은 모든 정보를 풀가동해 정치권 정화차원에서도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 이에는 여·야든 실세든 누구든 성역을 둬서는 안된다. 특히 이번 사건이 뒤늦게 이렇게 꼬이게 된 데는 검찰이 처음부터 국정원이나 권력실세의 위세에 눌려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만큼 이번 기회에 검찰은 명예회복을 한다는 각오로 수사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여당 국회의원이 "국정원이 검찰의 상부기관이냐"고 힐난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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