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시 북구 동변동 택지지구. 원룸, 투룸 등 180여채의 다가구 주택 건축공사가 한창인 이 곳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한창 공사중인 다가구 주택 인근 도로엔 철근, 합판 등 건축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불법 주차된 공사장 차량들로 인해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공사장과 공터, 심지어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까지 각종 쓰레기더미가 쌓여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 이 지역엔 가로등이 없어 공사가 끝난 30여채의 다가구 주택에 입주를 한 90여가구 주민들은 해가 지면 암흑의 거리로 변한 이 일대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월 ㄱ빌라에 입주한 김모(50)씨는 "사방이 공사장으로 온갖 쓰레기와 건축 자재가 쌓여 있어 북구청에 여러번 대책을 호소했지만 입만 아팠다"며 "밤에는 가로등도 없어 동네 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 나갔다가 합판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고 불평했다.
ㅂ빌라에 사는 초등학생 강모(8)군은 학교가 끝난후 쓰레기더미에 놀이터를 빼앗겨 할 수 없이 매일 집에서 TV, 컴퓨터를 친구삼아 놀고 있다. 강군은 "놀이터가 있지만 놀러나온 친구도 없고 쓰레기 냄새와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나가기가 싫다"고 했다.
회사원 최모(29.여)씨는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너무 어두워 밖에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가로등 등 각종 기반시설을 서둘러 갖추고 구청측이 공사장 관리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 9월말 동변동 다가구 주택지구에 미관 훼손, 도로무단점용 등에 대해 합동단속을 벌여 22건을 적발, 시정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며 "인력부족,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수시 단속이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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