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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고용 평등법 도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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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여)씨는 여성에게 장벽이 없는 '교사'를 하려고 교육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대학 졸업후 2년여동안 100여차례 기업체 문을 두드린 끝에 가까스로 한 중소기업의 경리직으로 지난해까지 일을 했다. 이씨는 "토익·토플 점수가 아무리 뛰어나고 학점이 좋아도 여자는 받아주질 않았다"며 "여자들은 눈높이를 낮춰도 이른바 '여성고유직종'밖에 갈곳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 교사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성(性) 차별을 없애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1987년), '남녀차별금지법'(1997년)을 시행하고 있지만 직업전선에서는 여성과 남성간 직종 차별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근로기준법상의 모성보호기준이 강화(2001년)되는 등 이유로 이런 추세가 심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여성들은 저임금 등 근로조건이 열악한 소규모 영세사업장이나 임시·일용직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상대적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8일 발표한 '근로여성 현황'에 따르면 전체 취업 여성의 77%가 교육직과 간호보건직·서비스판매직·고객봉사사무직 등의 '12개 여성직종'에 편중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편중현상은 지난 93년(70%)보다 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더구나 12개 여성직종중 '교육직'은 학원강사·일일학습지교사 등이 대다수며, '서비스판매직'은 각종 판매원과 식당종업원이, '고객봉사직'에는 텔레마케터·행사도우미·금융창구직원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여성 정규직은 160만3천여명으로 전체 여성취업자의 18.4%에 불과, 취업전선에서 여성의 차별이 더 심해지고 있다.

또한 남성 고용비율이 높은 '15개 남성직종'에서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93년 29%에서 23%로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나, '여권(女權)신장'을 외치는 사회적 분위기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연구위원은 "고용에서 성차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여성빈곤 확대 등의 사회문제를 낳고 있지만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같은 선진국이 여성들을 위한 '채용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 처럼 우리도 국가가 정책적으로 개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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