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해안에 위치한 인구 998만명의 조그만 나라 세네갈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60년 독립한 세네갈은 군부쿠데타와 내전이 횡행하는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독립된 사법부와 다당제, 자유로운 언론 등 민주주의 체제의 외양을 갖춘 안정된 국가다.
세계축구무대에서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세네갈은 이번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의 돌풍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네갈은 C조에서 이미 월드컵 본선에 한차례 이상 진출한 모로코와 이집트, 알제리 등을 따돌렸다. 더구나 마지막 경기에서 골득실차를 따져 티켓을 거머쥐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세네갈은 조 3위였다. 예선을 끝낸 모로코(4승3무1패)가 선두였고 이집트와 세네갈이 3승3무1패로 2, 3위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세네갈은 나미비아를 5대0으로 대파하며 알제리와 1대1로 비긴 이집트를 제쳤고 모로코에도 골득실에서 앞섰다.
세네갈의 전력은 축구 오지였던 만큼 비밀에 쌓여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예선에서 베일을 벗은 세네갈은 '아프리카의 프랑스'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드러냈다.
예선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8골을 기록한 엘 하지 디우프(랑스) 등 12명이 프랑스 1부리그에 둥지를 틀고 있다. 공수의 주축 멤버인 이들은 90년대 중반 어린 나이에 대거 프랑스로 건너 가 체계적인 축구수업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세네갈은 최종예선 8경기에서 14골을 넣고 2골만을 내주는 빼어난 공수 밸런스를 보였다. 지난달 열린 일본과 한국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2대0, 1대0으로 이겨 잠재력을 확인했다.
세네갈은 경험부족이 우려되지만 축구강국 프랑스와 우루과이, 덴마크가 낀 본선 A조에서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월드컵도전사=세네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멀고도 험난했다.
70년부터 월드컵 예선에 참가했으나 5회 연속 1차예선의 관문을 넘지 못했다. 90년 월드컵에는 축구협회가 엔트리를 내지 않는 탓에 예선을 지켜봐야만 했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90년 4강, 92년 8강에 오르는 등 힘을 키운 세네갈은 94년 최종예선에 올라 본선진출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그리고 98년 다시 좌절을 맛봤고 2002 월드컵에서 지난 62년 FIFA 가입 후 처음으로 염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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