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대한 경배(敬拜)는 우리민족도 유별났던 모양이다. 이미 신라시대에 토함산, 태백산, 계룡산, 지리산, 부악(지금의 대구 팔공산으로 추정)등을 5악(岳)으로 삼아 오악신에 제사를 지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 명산마다 산신령을 호국신으로 봉할 정도로 산을 신성시 했다. 마을마다 진산(鎭山)인 뒷산에 산신이 있다고 여겨 산신당을 세울 정도로 산신 사상은 뿌리 깊었다고 봐야한다. 이런 산신 숭배는 묘사(墓祀)지낼때 지금도 산신 제사를 지낼 정도로 우리 생활에 남아있다.
▲산과 관련한 성어(成語)는 '요산요수(樂山樂水)'를 흔히 떠 올린다. 공자(孔子)가 말한 '지자(知者)는 요수(樂水)하고 인자(仁者)는 요산(樂山)…'에서 따온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며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니…'라는 의미는 산천(山川)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물론 인간의 도리를 깨치라는 것일게다. 산의 한 없는 너그러움에서 어려움을 남보다 먼저하고 자기의 목적달성은 뒤로하는 포용력을 갖추라는 권유의 강조(强調)로도 볼 수 있다.
▲2002년은 국제'산(山의 해'다. 유엔이 최근(11일) 내년을 '산의 해'로 공식 선언한 것이다.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처이며 깨끗한 물의 원천인 산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자는 배경에는 우리 인간들의 산 훼손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산이 전쟁터로 변해 환경이 파괴되고 경제개발도 뒤처지는 현재 지구가 처해있는 상황을 극복하자는 일종의 제의다. 17일 미국이 종료를 선언한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산악전쟁이다. 접근이 어렵고 쉽게 숨을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도처의 세계 산들이 전쟁의 포화에 파헤쳐지는 안타까움과 신음이 아닌가.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데는 / 새벽녁이면 산들이 /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댔다가는 /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 틀만 남겨놓고 먼산 속으로 간다…'. 시인 김광섭이 그려낸 '산'도 여유로움이다. 산이 때로는 화를 내고, 때로는 서러움을 주기도 해도 결국은 인간에게 따사로움을 되돌려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인간생명의 원천을 마냥 오래도록 보전할 좋은 방법을 찾아 낼 수는 없을까.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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