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공동위원장제 파열음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이끌어 가는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와 대한축구협회의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어 164일 남겨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10월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 체제로 새 출발한 KOWOC은 그동안 양 위원장간 업무 분담의 불명확성과 업무 결재 등을 둘러싸고 잦은 마찰을 보였는데 17일 축구협회 이사진들이 현 체제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대한축구협회는 17일 이사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이사회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갖고 "월드컵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협회가 KOWOC의 운영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행 공동위원장 제도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상진 협회 부회장은 결의문을 통해 "월드컵에 있어 개최국 협회는 FIFA와의 계약 당사자인 만큼 조직위 구성에 있어 책임과 통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FIFA의 요구조건"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공동위원장제를 만든 정부는 협회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조속히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협회는 "KOWOC이 내년 대회때 각 경기장 운영을 담당할 책임자(Venue director)를 선임하면서 축구협회의 의견을 배제한 채 축구에 무지한 인사들을 기용하려 하고 있다"며 협회추천인사를 기용할 것을 요구했다.이에 대해 KOWOC은 즉각 이연택 공동위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연 뒤 "조직위도 협회와 함께 계약당사자로서 많은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전문인 배치도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아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KOWOC은 또 공동위원장제에 대해서는 "총회에서 결정된 만큼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총회를 다시 열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 표명도 정몽준 위원장이 빠진 채 이연택 위원장과 KOWOC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어서 말썽많은 공동위원장제에 대한 해답은 되지 못하는만큼 공동위원장 체제를 제안하고 승인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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