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줌마 취재 1년

아줌마는 주책없고 수다스럽다? 사회에 무관심하고 내 자식밖에 모른다? 아니다. 지난 3월 이후 기자가 적지않은 아줌마들을 만나고 내린 결론은 '아니다'이다. 이는 아줌마를 아주 우습게 본 결과다. 물론 가사·육아에 매달리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때론 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본모습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에서 아줌마는 지나치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돼 온 점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요즘 아줌마들은 어떤 모습일까? 2001년 아줌마를 들여다보자.

먼저 전업주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을 앉아서 축내는 죄스런 기분에서 벗어난 지는 오래.

전업주부도 당당한 직업으로 노동가치를 인정해달라할만큼 당당하다. 가사나 자녀교육의 중요한 일을 담당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자기자신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는 것도 큰 변화중의 하나다. 여성단체나 도서관 등 공공기관의 교양강좌엔 아줌마 수강생들로 넘쳐난다. 이들 대부분은 아이들이 학교에 간 짬을 내 공부를 할만큼 부지런하다.

자녀교육의 방법도 다양해졌다. 획일적인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체험학습 등 대안교육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문화체험이나 테마여행을 떠나는 그룹이 많이 늘어났고 이들 그룹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동호회활동도 활발하다. 여기엔 작년 100만주부 인터넷교육도 한몫 했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아줌마 네티즌이 늘어난 것도 특징. 인터넷의 쌍방향성 특징 때문일까. 이들은 '아줌마 기사'에도 바로 반응을 보인다.

e-메일로 신랄하게 기사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하고 또 이런 내용을 다뤄달라고 요구할만큼 적극적이기도 하다. 인터넷채팅이나 도박 등 일부 주부들의 일탈행위가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자기 인생을 적극적으로 디자인하는 이들 아줌마들에겐 남의 이야기일뿐이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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