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색감·자연미에 매료"

◈광목·인견 등 올 500감 생산 1감당 10만원 "없어 못팔아"요즘은 자연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감물 염색은 선조들의 슬기가 담긴 독특한 자연미를 풍겨 특히 매력적입니다".

청도 반시 천연염색 전문가 정경숙(41) 김종환(48)씨 부부는 7천여평의 반시 농사가 단감에 밀리는 등 경쟁력을 잃어가자 새 활로 개척을 위해 염색의 길을 모색하게 됐다고 했다. 갈염에 매료돼 4년 전 천연염색 기술을 배우려 제주도로 달려 갔고, 천연염색 현장이 있다면 전국 어디도 마다 않고 찾아 다녔다는 것.

작년부터 매달리는 청도 감 천연염색 작업장이 있는 금천면 박곡리는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는 곳. 볕이 잘들고 사시사철 산골짝에서 맑은 물이 흘러 천연염색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감 천연염색은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좌우해 풋감이 열리는 7월부터 감을 찧은 즙에 옷감을 4, 5번 담가 햇볕에 말리고 물을 뿌리는 과정을 통해 고유의 색감을 내지만, 역시 햇볕과 물이 염색 성과를 좌우해 나타나는 색상은 매번 다르다.

정씨 부부는 물론 널찍한 앞마당 입구 옹기에 '감쪽마을'이란 표지도 내붙여 놓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소문이 더 빨라 대구에서 감 염색기술을 전수받으려는 발걸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본격 작업 시작 첫해인 올해 광목·명주·인견 등으로 500감(3천야드)을 생산했으나 감당 10만원선에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감 천연염색의 최대 장점은 진드기가 달라붙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장마철에도 옷이 보송보송한 감촉을 유지하면서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예단용, 이불감, 침대커버, 카페트용으로 선호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남편 김종환씨는 "감 천연염색은 어려워지는 감 생산 농가에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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