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재환 출국' 검찰 놔줬나 몰랐나

'진승현게이트'의 핵심인물인 김재환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검찰도 한달넘게나 몰랐다는 건 그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김씨는 지난 10월17일 유죄판결(징역1년 6월, 집행유예2년)이 확정됐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출국을 할 수 있었는지 그 자체가 의문스럽다. 게다가 검찰이 언론보도로 재수사에 나선 바로 그 전날에 출국했다는 것도 선뜻 이해가 안간다.

검찰은 이에 대한 해명으로 출국신고서의 전산입력이 1, 2일 정도 늦기 때문에 검찰이 조회했을땐 분명 출국사실이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처음하는 것도 아니고 주요 혐의자에 대한 출국여부확인은 수사의 기초에 해당된다. 그런 검찰이 출국신고전산시스템을 마치 처음 알았다는 식으로 해명하는 그 자체가 오히려 의혹을 사게 된다.

전산입력자체가 늦는 걸 알고 있었다면 그걸 직접 챙겨 실제 출국여부를 체크했어야 했다.이런 케이스는 정현준게이트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정치권에 로비를 한 핵심인물인 동방금고 오기준 사장과 같은 계열인 신양팩토링 유조웅 사장도 검찰 수사 직전에 해외로 빠져 나가 수사가 차질을 빚었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검찰이 이렇게 어수룩하게 수사 핵심인물을 놓쳤다는 건 뭔가 앞뒤가 안맞고 이상한 일이 아닌가.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핵심인물이 검찰수사직전에 미국으로 도피했는가 하는 점도의문이다.

더욱이 진승현게이트의 경우 김재환씨는 국정원 로비스트인데다 특히 정치권쪽의 로비를 풀어줄 인물이다.이른바 '진승현리스트'를 알고 있는, 검찰로서는 놓쳐서는 안되는 인물이다. 만약 김씨가 빠지면 '진승현게이트'의 핵심인 '몸통'수사가 거의불가능해 진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인물을 검찰이 한달넘게 몰랐다니 그 자체를 어느 국민이 믿겠는가. 이런 연유로 항간에선 누가 그를 도피하도록방조한 게 아니냐 하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검찰이 이런 덤터기를 쓰지 않으려면 미국에 있는 김씨를 어떻게든 데려와 법정에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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