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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수영장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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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은 모두 바닥을 푸른색으로 칠한 듯하다. 팔 한번 저음에 몸이 푸른 물을 가르고 나아가는 수영은 매력적 운동이다. 그런데, 이 수영장에 들어서면 참 묘하다. 물에서 손 한번 젖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수영을 했는지를 대충 알 수 있다. 수영은 오래했는데 강습을 받지 않았는지, 나보다 수영속도가 빠른 사람인지를 정확히 가려내기도 한다. 그래서 수영장에서는 자신의 속도가 늦으면 앞의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비켜준다. 또 앞에 가는 사람에 견주어 영법을 바꾸며 속도를 조절한다. 이것은 누가 이야기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배워지는 법칙이다. 물론 자기가 물 위에 떠 나아가는 것만도 신기해서 이 묵계를 모르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초보일 때뿐이다. 아니면 너무나 아집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 상식처럼 지켜지는 간단한 법칙들이 사회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사회의 계산은 매우 허황하다. 특히 정치가 등 일차적 생산에 종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다루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가늠할 때, 자신에게 없는 능력까지 기대하거나,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의 능력까지를 합산한다. 그러니까 정치가들은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단 10표도 얻지 못하면서도 당선을 낙관하며 출마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자신의 형편이나 마음도 변하는 세상인데, 다른 사람의 능력까지 자신의 것으로 여기려는 계산은 매우 위태한 일이다. 그래서 사회는 어수선해진다.

수영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능력에 대한 예의가 지켜진다. 수영은 다른 도구에 의지하지 못한다. 덜렁 하나 입는 수영복 자체도 몸에 최대한 방해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하고 자신의 실력으로만 나아가야 한다. 이처럼 부풀림이나 가식이 없을 때 인간은 자신을 정확히 보게 된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계산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데, 이는 옷을 입고 하는 계산이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정말 가식 없이 자기의 능력을 가늠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정직하게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새해는 연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능력으로 일을 맡는 좀더 좋은 사회가 되리라. 수영장의 법칙이 존중되는 곳은 정의로운 사회임에 틀림없다.영남대.국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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