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그리고 독일 등에서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생태공원이란 용어는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생태도시', '녹색 갈증', '생태적 관광' 등과 함께 유럽사회의 일상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단어들은 이미 유럽사회에서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며 생태적 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실천적 용어다.
생태공원은 야생지역에서 생태학적 건전한 이용을 추구하는 공간을 뜻한다. 보다 야생의 상태를 도입하는 도시공원에서도 적용가능하며 그러한 생태공원은 야생생물의 서식처를 복원하고 보전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생태공원은 에코 테러리즘 (ecoterrorism:환경·생태계 파괴)을 배제하고 생태관광 (ecotourism:환경·생태계 보전)을 지향하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다.
강아지풀이 자라고, 메뚜기가 뛰어 놀고, 개구리가 그 메뚜기를 잡아먹고, 그 개구리를 꽃뱀이 노리고 있는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면 그 공간은 하나의 비오톱(생물 소공간)이요, 생태적 소공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생태공원, 생태조경이란 용어가 함부로 낭비되고 있다. 건전한 생태공간이 잘못된 생태공원의 조성으로 오히려 파괴되기 때문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생태공원'이란 사업의 실상과 내용도 자세히 보면 생태공원 본질과 크게 차이가 난다.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면서 절제되지 않은 각종 유희시설을 포함시키는가 하면 하천변 둔치에 넓은 잔디밭을 조성하기도 한다.
'둔치의 잔디밭은 과거의 시멘트 운동장보다는 훨씬 나아지지 않았느냐'라고 항변하지만 실은 하천변에 갈대나 버드나무를 가꾼다면 모를까, 잔디밭을 조성하는 것은 하천변에 무덤을 조성하는 꼴이다.
잔디 식생은 무덤 식생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식물사회이지 하천변 식물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의 생명들(生)이 살아가는 모습(態), 즉 생태에 대한 격물치지가 필요하다.
김종원 계명대 한국생태계관리연구소 소장(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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