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희망을 잃고 있다. 연이은 개혁실패에 지쳤고, 끝없이 이어지는 각종 게이트와 「형님' 동생」하며 끼리끼리 해먹는 부패에 실망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는 꺼져만 가고 있고 국가 빚은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불어나고 있으며 국민을 걱정해 줘야할 정치는 여전히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정쟁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국민은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실망이민이 그 증거가 아니겠는가.
새 비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절망에 눌려 있을 수만 없다. 우리는 아르헨티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IMF외환위기 때 외국의 어느 학자는 「한국의 위기」는 바로 「하늘의 축복」이라고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축복은 외환위기 극복엔 성공하고 경제개혁엔 미완인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지만-.
따라서 나라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정부실패, 개혁실패, 정치실패, 사회개혁실패 등 각종 실패를 거울삼아 새 비전을 제시한다면 이번에는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산업화 시대의 성공신화를 정보화시대라고 못 만들리는 없는 것 아닌가. 정부는 물론 국민, 정치인 모두 나서 성공신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자. 아시아 경쟁국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래도 2%대의 성장은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약자(弱者)의 변명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그럼 이렇게 세계경제가 어려운 최근 6년 간의 성장률이 9.5%나 되는 아일랜드의 성공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외자유치 성공과 노동시장 안정을 통해 얻은 성공 사례가 아닌가. 왜 우리는 못하는가.
미국을 구한 레이거노믹스도, 영국을 구한 대처리즘도, 뉴질랜드를 구한 로저노믹스의 영광을 우리는 왜 본받지 못하는가. DJ노믹스는 뭐하고 있다는 말인가.
현재의 DJ노믹스로는 안 된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DJ노믹스의 정체성이나 실체를 보다 구체화하고 개선하여 새 비전으로 제시하든지 아니면 정보화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신뢰의 회복이니 투명성의 확보니 하는 문화적 도덕적 가치만 강조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보다 구체화한 비전을 제시하여 우리만은 절망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두번째로는 이제야 말로 말로만 국민이 주인이어야 한다는 민주주의 기본을 확립하는 일이다. 언제까지 정치가 개판이라고 비판만 하고 있을 것인가.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국민이 바뀌면 되는 것 아닌가.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바로 그 국민의 수준이라는 정치학 원론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제 국민도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올해 치를 두 번의 선거(재보선까지 넣으면 3번)를 지금까지와 같이 치른다면 우리는 또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명실공히 정책대결의 정치가 되게 하자. 당리당략보다는 국가장래를 위하는 정치가 되게 하자.
포퓰리즘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자, 더 이상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못하게 하자. 문자 그대로 국민이 정치를 리드하자. 그래서 희망의 정치가 되게 하자. 더 이상 정치인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지방의 시대가 희망
세번째로는 명실공히 지방의 시대를 구현하여 지방을 통하여 나라가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이다. 이론상으로도 산업화 시대나 개발연대에는 중앙집권적인 형태가 효율적이다. 그러나 정보화나 선진국형 경제에서는 지방분권적인 형태가 효율적이다. 선진국들이 앞장서 「큰 정부 작은 시장」을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바꾸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특히 DJ정부는 야당시절부터 지방등권론까지 내세우면서 지역발전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어느 정권보다 지역균형발전에 앞장서야 할 의무가 있다.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분권을 실시하라.
그리고 지방의 시대 선언은 수도권 발전의 잉여금으로 지방발전을 도모한다는 시혜적 전략이 아니고 바로 지역 발전을 통해 나라가 발전한다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행정권한 이양은 물론 금융, 세제(稅制) 등도 지방분권시대에 맞게 개편되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개혁을
네번째로는 개혁이 바로 희망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국민의 정부가 시도한 개혁은 국민에게 실망만 주었다. 의약분업, 교육개혁, 경제개혁, 정치개혁, 사회개혁 등이 줄줄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개혁실패가 아니라고 우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향으로 개혁비전을 다시 짜야 한다. 사실 개혁만 성공한다면 우리는 개혁하나만으로도 일어설 수 있다.
올해도 국내외적으로 여건이 좋아지지만은 않을 것 같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했고 세계적인 경제의 거품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으며 국내경제 역시 우리 경제의 핵인 설비투자와 수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비전마저 만들지 못한다면 「제2의 아르헨티나」나 「제2의 일본」이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새해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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