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대게이트' 수사 어디까지

이른바 '4대 게이트'의 진상이 완전히 풀리지않은 채 해를 넘김에 따라 새해들어 이들 의혹사건의 실체가 규명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태식.이용호 게이트는 각각 검찰과 특검팀의 수사가 진행중이고, 진승현 게이트의 경우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의 해외도피 사실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는 특검제를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진승현 게이트=진씨 사건은 금융감독원이 MCI코리아 부회장인 진씨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열린금고에서 377억여원을 불법 대출받은 사실을 포착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MCI코리아 부회장인 진씨가 열린금고와 한스종금 등에서 2천300억여원을 불법대출받고 리젠트증권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확인, 진씨를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2차장과 김재환씨 등이 진씨 구명을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됐고 결국 지난해 11월 재수사로 이어졌다.

재수사 결과 김 전 차장과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 신광옥 전 법무차관 등이 진씨측의 로비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사법처리됐다.

그러나 김재환씨의 도피로 민주당 김방림 의원 등 정치권 로비의혹과 4.13 총선자금 유포의혹은 더 이상의 진전 없이 미궁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검찰은 정치권의 특검제 실시 주장과 수사방해 시도와 상관 없이, 진씨와 김 전 차장 등 핵심 관련자들을 상대로 '진승현 리스트'의 실체를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G&G그룹 이용호 회장은 KEP전자와 삼애인더스, 인터피온 등 계열사의 전환사채 등 680억원을 횡령하고, 보물선 발굴사업 등을 내세워 주가조작으로 2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국정원은 이씨가 추진했던 보물선 발굴사업에 대한 사전 검토작업을 벌였을 뿐 아니라 보물선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특히 김형윤 전 경제단장이 이씨와 고교 11년 선후배 관계이며 이씨가 김 전 단장과 잘 알고 지냈다고 시인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지만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검찰은 이씨와 여운환씨 등을 구속하고 이덕선 전 군산지청장과 오상범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구속기소했지만 이씨와 여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은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정일 특검팀은 이기주 한국기술거래소 사장이 여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를 소환키로 하는 등 해외전환사채(CB) 발행과 주가조작 과정의 로비의혹을 캐고 있다.

▨윤태식 게이트=수지김 살해사건의 재수사 과정에서 윤태식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이 터져 나왔다.

검찰은 이무영 전 경찰청장과 김승일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을 구속한데 이어 윤씨가 패스21 주식을 이용해 정치권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를 강도높게 조사하고 있다.

전 청와대 4급 직원과 중소기업청, 철도청, 지하철공사 등의 전.현직 직원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국정원의 연루 여부도 검찰의 주요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검찰은 조만간 실명 또는 차명으로 패스21의 지분을 소유한 정.관계 인사 등을 소환, '주식로비'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어서 신년초부터 정치권 등에 또다시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정현준 게이트=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 사장과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 등이 2천여억원대의 횡령.배임,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른 사건으로, 여기에도 역시 정치권과 금감원, 검찰간부 등에 대한 로비설이 등장했다.

하지만 금감원 로비통로라는 의심을 받던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이 자살한데다 이 부회장의 측근인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과 신양팩토링 오기준 사장 등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결국 검찰은 청와대 8급직원 이윤규씨가 정현준씨에게서 3억여원을 뜯어낸 사실만 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은 이 부회장에게서 5천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구속됐다.

검찰은 김 전 국정원 2차장에게 1천만원을 건넸고, 남편을 통해 모의원 보좌관과도 접촉을 시도했다는 이경자씨의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나 국정원과 정치권 수사에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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