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교도소내 독서목록제한 재고해야

절친한 친구가 교도소에 있다. 얼마전 면회 갔더니 교도소내 독서가 무척 제약이 많아 힘들어했다.

에리히 프롬이 지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나 한완상 부총리가 지은 '민중과 지식인' 같은 국내외 명저가 이적표현물로 분류돼 교도소 반입 및 구독이 금지되고 있었다.

한양대 이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중국혁명을 기록한 에드거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 그리고 님 웨일즈가 쓴 '아리랑', 고(故) 전태일의 평전인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같은 책들도 금서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이미 공산주의가 종언을 고한 21세기에 이런 책들을 이적표현물로 분류 하는 것 자체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교도소 안에서 이적표현물로 분류돼 볼 수 없는 책이나 자료가 1천 2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물론 사안에 따라 어떤 책이나 유인물이 교도소 내 금서 목록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남북 정상이 만났고 문화.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21세기에 아직도 이런 책들이 교도소 안이라는 이유로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인권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정부의 재고를 바란다.

이준(대구시 파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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