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만 질주하는 말처럼 힘차게 뛰겠습니다. 어려운 대구경제가 살아나고 국가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기원합니다. "
2002년 새해 업무를 시작한 2일 아침의 대구 성서공단. 1천400여 업체, 4만2천여명의 첫 출근길에는 희망이 넘쳤고 대구경제를 이끄는 역군다운 포부가 결연했다. 정초를 강타한 한파를 뚫고 다시 공장을 가동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가라앉은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욕이 타 올랐다. 공단내 회사별로 가진 시무식에서도 지난해의 온갖 시름은 보이지 않았으며, 오직 대구경제 도약 '원년'을 향한 진군의 구호만 우렁찼다.
(주)성림첨단산업의 생산2팀 품질관리 분임조 '울타리' 조원 12명의 새 해 포부 역시 어느 해보다 각별했다. 이들은 지난 해 매출이 60억원을 넘는 지역 유일의 항공기 부품 도금 및 영구자석 생산 업체의 핵심 부서. 임병철(34) 조장은 "올 9월 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리는 전국품질경진대회에 대구대표로 본선에 참가하는 조원들이 우승을 거머쥐는 게 올 목표"라고 말했다.
울타리조는 2000, 2001년에도 대구지역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대구대표로 전국대회에서 나가 연속 동상을 받은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다. 임 조장은 "일본 등 외국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조원 모두가 하루 30분씩 짬을 내 품질개선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도금기술 관련 특허 출원도 올해에 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절삭공구제조업체인 (주)한국OSG는 오전 8시 150여명의 직원이 참석한 시무식에서 "올 해의 경영방침은 '고객중심 고품질 경영'으로 정했다"고 밝힌 뒤 전원이 이 방침을 복창하고 화이팅을 외치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오전7시 50분 시무식을 가진 자동차부품업체 (주)성산의 270여 직원들은 "어려운 여건에서 불굴의 의지만이 힘"이라며 "불황을 이기자"는 결의와 함께 희망과 덕담을 나누었다.
20년동안 10여군데 직장을 옮겨다닌 끝에 성림첨단산업에 정착한 김재홍(38)씨는 "어렵게 좋은 직장에 둥지를 튼 만큼 올해 매출 40% 신장이라는 회사 목표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사내 기능명장 자격증을 따 최고의 기술자로 인정받는 게 새해 포부다.
성림 울타리조의 홍일점 이선영(22)씨 또한 "올 해는 전국경진대회가 대구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기업을 물리치고 꼭 금상을 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사자격증을 따는 게 새해 소망이지만 피곤하다는 이유로 짜증만 부린 엄마에게 효도하는 게 소망"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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