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곳곳서 강도...민심 불안

경찰의 연말연시 특별 방범활동에도 불구, 대구·경북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전례 드문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오전 7시30분쯤 경주 황오동 최모(72)씨의 전당포 겸 주택에 3인조 복면강도가 침입, 식사 중이던 부인(66)을 때리고 손발을 묶어 화장실에 감금한 뒤 현금 500만원과 1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뺏어 갔다.

범인들은 범행 직전인 오전 6시20분쯤 반월성에서 산책 중이던 전당포 주인 최씨를 흉기로 내리쳐 실신시키고 손발을 묶어 오릉 부근 하우스 딸기밭에 버린 뒤 전당포로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에서는 지난달 18일 오후 5시30분쯤 신호대기 중이던 은행 현금수송 차량의 트렁크를 오토바이 탄 2명이 덮쳐 3천70만원을 탈취해 간 사건이 발생한 뒤 2주일 사이에 5건의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구미 원평동에서는 지난달 28일 오후 6시10분쯤 신호 대기 중이던 여성 운전자를 20대 남자 2명이 납치, 고속도로 휴게소로 가 뺏은 카드로 현금 100여만원을 인출한 뒤 차와 운전자를 버리고 달아났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발생 6일만인 3일 조모(32·서울) 김모(26·구미) 강모(31·대구)씨 등 3명을 범인으로 붙잡았으며, 이들은 그에 앞서 2건의 유사한 범죄를 더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도소 등에서 알게된 이들은 같은날 새벽 1시30분쯤 구미 원평동 한 원룸 앞에서 차를 세운 뒤 집으로 들어 가던 장모(30·여)씨를 뒤따라가 금품을 털려다 장씨의 친지 박모(43)씨가 나타나자 박씨에게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또 그 이틀 전 새벽 3시30분쯤엔 구미 도량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귀가하던 김모(27·여)씨를 납치, 13만원을 뺏은 뒤 2km 떨어진 곳에 손발을 묶은 김씨를 버리고 달아났다.

지난달 11일엔 기업은행 대구 성서공단 지점에 대낮 엽총 강도가 침입해 미국 갱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1억2천여만원을 뺏어 갔었다.

이런 가운데 택시강도나 들치기 사건 등은 매일 같이 이어져, 작년 11월10일 오후 4시쯤 김천의 한 버스 승강장에서는 천모(50·여)씨 등 2명이 현금 500여만원이 든 지갑을 들치기 당했고 포항에서는 지난달 27, 28일 이틀에 걸쳐 새벽 날치기 사건이 잇따랐다.

이같은 희귀 사건이 계속되는데 대해 경찰은 중산층 몰락 등 급증한 계층 추락 인구의 부적응 상황,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무절제한 소비 풍조 만연, 사회 기강 붕괴, 지도층 부패, 신세대의 극기심 부족 및 부적응 현상 등 사회 병리가 깊어진 때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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