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우리나라를 뛰어넘어 세계인들의 사랑과 아낌을 받게 되어 가슴 뿌듯합니다. 양동마을이 지닌 문화적 가치가 제대로 조명되고, 더불어 우리나라의 정신문화를 보듬고 사는 이곳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오년을 맞은 경주 양동마을이 2002년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189호인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의 조선시대 양반촌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선정, 새로운 도약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양대문벌의 동족마을로 150여호의 전통 가옥과 서당.사당 등이 잘 보존된 양동마을은 양반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자료들과 유교사상.관습 등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 아직은 세계유산 등록신청을 위한 사전 예비단계인 잠정목록으로 결정된 상태이지만 양동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한 국가를 초월한 세계적인 중요성을 인정받는데에 따른 가슴 뿌듯함이 앞설 수밖에 없다."국내외 관광객 증가와 정부 및 유네스코의 더 큰 관심과 지원으로 경제적.문화적 후진성을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지만 임오년 벽두의 양동마을은 아직까지 정중동(靜中動)이다. 양동리 이장 이두원(52.회재 이언적 선생의 15대손)씨는 이를 '겸양지덕(謙讓之德)'으로 표현한다.
"그동안 문화혜택보다는 온갖 규제에만 시달려온 주민들의 불편이 다소라도 해소돼야 할 것이며 관광수입 증가와 지속적인 정비.보존을 위한 관심제고와 예산투입으로 양동 사람들이 긍지와 함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이두원 이장은 털어놓았다.마을 원로 손국익(67.전 양동마을보존관리위원장)씨도 "아직 매표소나 주차장.숙박시설 하나 없어 하회마을이나 낙안읍성에 비해서도 열악한 형편"이라며 "조속한 세계유산 지정으로 적절한 관리체계가 갖춰지고 경제적 수입 증가돼 주민들의 삶도 향상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손씨 문중의 한 주민은 또 "민속마을의 전시효과 때문인지 초가집 수가 자꾸 늘어나 마을의 원형 훼손이 우려된다"는 견해와 함께 "일주일 평균 1천명 정도의 관광객이 마을을 다녀가지만 편의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불편을 토로했다. 양동마을은 양반의 대형 주택과 초가의 중.소형의 주거 공간이 함께 공존하고 있어 전형적인 민속마을의 표본을 보여준다. 무첨당.향단.관가정 등 보물 3점을 비롯, 중요 민속 자료 13점과 경북도 유형 문화재 4점이 보존돼 있어 안동의 하회마을과 쌍벽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은 불국사.석굴암.종묘 등 모두 7건. 문화재청의 이번 '경주 양동마을'과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추가 선정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잠정목록은 '삼년산성.설악산 천연보호구역.제주도 자연유산지구.강진도요지.공주무령왕릉.안동 하회마을' 등을 포함 모두 8건으로 늘어났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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